'청년희망적금→청년도약계좌' 환승 가능하지만···발목잡는 가입조건
'청년희망적금→청년도약계좌' 환승 가능하지만···발목잡는 가입조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달 청년희망적금 만기금액 19兆···1인당 평균 1000만원
정부 '일시납입' 허용에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 가능
가입 문턱 여전히 높아···대안 투자처로 파킹통장 등 관심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 27세 직장인 A씨는 오는 2월 말 청년희망적금의 만기를 앞두고 예치금을 어디에 재투자할지 고민 중이다. 정부가 새로 내놓은 청년도약계좌로 옮기려고 했지만 사전 심사를 통해 '조건 부적합'을 받았기 때문이다. 

#. 20대 후반 직장인 B씨도 청년희망적금 만기환급금을 청년도약계좌에 예치하려고 했지만, 5년 후인 34살 때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단기 적금상품을 고려하고 있다.

내달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다가오면서 상품에 가입한 청년들이 현 정부가 내놓은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로의 유도를 위해 일시 납입 등을 허용했지만 납입기간, 조건 등이 까다로워 얼마만큼 갈아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약 186만명의 가입자들이 1인당 평균 1000만원가량을 만기환급금으로 지급받는다.

청년희망적금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2월 21일 출시된 청년 전용 정책금융 상품이다. 2년간 매달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경우 저축장려금 최대 36만원, 이자소득 비과세 등의 혜택 덕으로 연 10%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약 286만8000명 가운데 28%인 80만4000명이 중도에 적금을 해지했고 나머지 206만명 이상의 청년들은 적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놓은 공약으로 작년 6월 출시됐다. 매달 40만~70만원씩 5년간 저축할 경우 정부 기여금과 은행 이자가 적용돼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51만명이 개설했는데, 금융위원회가 목표로 제시한 306만명의 약 1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런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년희망적금과 중복가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까다로운 조건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 청년도약계좌 가입조건은 신규 가입일을 기준으로 만 19~34세(병역 복무기간 인정 시 40세)이거나, 총급여 7500만원(종합소득금액 6300만원) 이하 및 직전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일 때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청년희망적금의 만기환급금 전액을 신규 청년정책금융 상품인 청년도약계좌로 연계할 수 있도록 했다. 내달부터 청년희망적금 만기 대상자가 가입할 경우 '일시납입'을 허용한 것이다.

만기수령액을 청년도약계좌로 이전할 경우 18개월간 70만원씩 납부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후 19개월차부터 매월 42개월간 추가 납입하면 5년을 채울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런 대책에도 청년도약계좌로 이전할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청년도약계좌는 최대 이자율이 19%로 시중은행 적금 상품보다 훨씬 높지만, 납입기간이 너무 길어 만기납입에 따른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주거, 결혼 등의 이유로 목돈이 필요한 청년층의 상황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이날 '청년도약계좌 현장 의견 수렴 및 운영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예기치 못한 자금 수요가 생길 경우를 고려해 '혼인 및 출산'을 특별중도해지 사유에 추가하고,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한 청년은 중도해지시에도 비과세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하더라도 중도해지할 경우 기본금리의 약 25~60% 수준의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금리 메리트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기예금이나 파킹통장 등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3%대로 내려왔지만, 만기를 본인의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상품은 Sh수협은행으로 '헤이(Hey)정기예금'으로 12개월 기준 3.9%의 이자를 제공한다.

짧은 기간 목돈을 넣어둘 수 있는 파킹통장도 또다른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파킹통장은 단기간 자금을 굴려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은 예치금액 50만원까지 우대조건 없이 연 7%(세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OK저축은행 보통예금을 보유하지 않은 경우 가입할 수 있으며, 5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연 3.5%가 적용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머니모으기' 통장은 최고 연 5%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가능한 최대 금액은 보유한 머니모으기 계좌 도전 금액 합산 최대 1000만원까지다. 플러스자유예금은 2000만원까지 최고 연 3.9%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예금금리가 많이 떨어진 만큼 정책상품이나 파킹통장 같은 고금리 상품을 선호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개인 상황에 따라 목돈 운용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