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그룹, '자구책 노력 미흡' 지적에 SBS 내놓을까?
태영그룹, '자구책 노력 미흡' 지적에 SBS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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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홀딩스 "매각 고려할 수 있지만, 법적 제약 많아 거래 성사 어려울 것"
태영건설·에코비트와 함께 그룹 핵심 계열사···대기업 제한·정치 외압 변수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 걸린 깃발.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국내 시공순위 16위 기업인 태영건설이 최근 3조원 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자, 관계사인 SBS 매각설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태영건설의 모기업인 TY홀딩스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SBS 지분 매각 계획을 제외했으나, 해당 설명회에서 워크아웃 개시에 대한 채권단의 반응이 좋지 않았던 만큼 자구책 마련이 통하지 않을 경우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TY홀딩스는 SBS지분 약 37%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시가 총액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SBS의 지분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SBS는 지난 1991년 개국 후 지금까지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해온 만큼 태영건설 입장에서도 쉽사리 내놓기 어려운 기업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BS의 자산 총계는 1조3462억원으로, 태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태영건설(4조 9014억원), 애코비트(1조7865억원)에 비해 세 번째로 크다. 매출 역시 지상파 콘텐츠 경쟁력 저하에도 지난 2021년(1조490억원)과 2022년(1조1737억원) 모두 연간 1조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부채비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는 그럼에도 태영건설이 채권단 설득에 실패하고 금융권의 자금 지원까지 받지 못한다면 SBS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만일 TY홀딩스가 오는 11일 금융채권자협의회까지 워크아웃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서게 된다.

TY홀딩스 측은 "채권단이 원한다면 SBS 지분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법적 제약이 많아 거래 성사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이 SBS의 지분을 포기하더라도 단기간 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 지분 제한이 걸리지 않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중견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이유다.

현재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SBS등 지상파 방송 지분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으며,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려고 할 경우 방송통신위원회의 변경 승인을 받아야한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는 "SBS의 경우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만일 매각을 하더라도 중견기업 중 하나를 노려야할텐데, 자산 총계 1조원이 넘는 SBS가 매물로 나오더라도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며 "앞서 YTN의 사례처럼 기업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KBS 등 언론·방송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이 거세진 만큼 새로 들어오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가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 교수는 "만일 자본력인 충실한 기업이 매입을 원하더라도, 기업 성향에 따라 보도의 독립성을 두고 정치권의 외압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재무적인 부분보다 재무 외적인 이슈가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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