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로봇이 차기 주력 사업' 시장 선점 '사활'
재계 '로봇이 차기 주력 사업' 시장 선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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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자회사 설립 등 로봇사업 진출 속도
"전문인력 양성 위한 국가적 지원 필요"
LG 클로이 가이드봇(LG CLOi GuideBot)이 서울 잠실 소재 롯데호텔 월드에서 고객들을 맞이한다. LG 클로이 가이드봇이 고객에게 호텔 로비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 클로이 가이드봇.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로봇 사업이 각광받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 인력 부족이 커지면서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대한 자동화 바람이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1년 332억 달러에서 2026년 741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로봇 산업의 핵심 축인 제조업과 물류, 서비스업 모두 급성장이 예상돼 기업에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과 LG, 현대차는 로봇 관련 기업을 인수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 14.99%를 매입했다. 또 지분 59.94%까지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도 체결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카이스트(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창업한 회사로, 협동로봇부터 다양한 서비스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0년 웨어러블 보행 보조로봇 ‘GEMS’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이 로봇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4월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해당 로봇에 대한 시판 전 신고를 마쳤다.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로보스타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로보티즈와 SG로보틱스, 보사노바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로 2018년 7월 LG전자가 인수했다. LG전자는 서비스용 로봇 클로이는 서빙봇과 가이드봇 등 서비스 영역 각 분야에 적용돼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까지 진출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로봇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지금껏 로봇 사업은 서비스·배송로봇 중심의 국내 대형 거래선과 협업으로 성장을 추진했다"며 "3분기부터는 해외 시장 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해 추가 거래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로봇 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국 MIT에서 시작한 로봇 기업으로, 세계적 수준의 2족·4족보행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로봇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는 인수합병(M&A) 대신 주요 계열사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집결해 로봇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ICT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방역로봇인 ‘키미'(Keemi)를 선보였고, 5G와 AI 기술을 결합한 ‘AI 로봇키트’를 내놓기도 했다. 

보안 자회사인 SK쉴더스는 자영업자를 위한 자율주행 서빙로봇과 순찰로봇을 출시했다. SK에코플랜트도 의료 폐기물 소각장에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라인을 구축했다. 특히 SK텔레콤과 SK쉴더스, 로봇 스타트업인 뉴빌리티는 AI 로봇 삼각편대를 구성하고 자율주행 순찰로봇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4대 그룹 외에 두산과 한화도 로봇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의 로봇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을 기반으로 다양한 솔루션 패키지 및 플랫폼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2018년 제품 출시 이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는 물론 세계 시장(중국 제외) 4위를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를 바탕으로 10월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5일까지 수요 예측을 진행하고 21일과 22일 일반 상장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략부문장을 중심으로 로봇사업을 재편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다음달 중 협동로봇과 무인운반로봇을 중심으로 한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그룹과 한화호텔앤리조트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형태가 되며 한화호텔앤리조트는 21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그룹이 지분 68%,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지분 32%를 보유하게 된다. 

한화그룹의 유통 부문을 맡고 있는 김동선 전무는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기존 유통사업과 시너지를 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룹 내 호텔, 백화점, 외식 부문과 푸드테크의 시너지를 통해 유통 사업을 더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고, 고용주 역시 임금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를 보완할 로봇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로봇 산업 수준은 세계 5위 정도로 1~3위와 격차가 여전히 크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로봇 분야가 ICT나 이차전지 등 첨단기술에 비해 뒤쳐져 있다며 지속적이고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로봇 시스템통합(SI) 부문과 현장 운영 부문에 대한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로봇산업 종사자는 3만1035명으로 2019년 3만1387명 대비 300명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서비스용 로봇 관련 인력이 매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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