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ARM···TSMC·삼성 앵커 투자 고민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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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안할 시, IP 라이선스 비용 등 수익성 문제 우려
탈ARM 동맹 가속화···"RISE, 아직 초기 단계"
(사진=ARM)
(사진=ARM)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암)이 뉴욕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ARM이 가진 독보적 위치 때문에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들은 ARM 상장을 앞두고 앵커 투자자로 나설지 고민에 빠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RM은 올해 말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AP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ARM은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에 반도체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아 매출을 올리고 있다.  

ARM의 독보적인 지위로 인해 그간 여러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미국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려 했지만, 주요 규제 당국과 반도체 기업들이 반대했다. ARM을 일반 반도체 기업이 소유할 경우, ARM이 IP를 제공한 주요 반도체 기업의 기술이 유출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삼성전자도 ARM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포괄적 협력으로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ARM은 기업합병보다는 주식시장 상장으로 길을 바꿨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미국 인텔이 ARM 상장 전부터 앵커 투자자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앞서 인텔과 ARM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왔다. 지난 4월 인텔은 ARM과 협력해 1.8나노를 생산하는 공정으로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인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가 ARM 상장을 앞두고 고심하고 있다. ARM 앵커 투자자로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인텔과 ARM의 끈끈해진 협력관계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ARM은 상장 후 수익성 증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칩 하나당 라이선스 비용을 받지만, 앞으론 기기 한 대당 라이선스 비용을 받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ARM이 받게 될 라이선스 수익은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 업계는 ARM의 독점적 지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들이 ARM과의 동맹 대신 '탈(脫) ARM' 기조로 돌아서 다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비영리단체 리눅스 재단에서 발족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RISE'(RISC-V Software Ecosystem·라이즈)는 탈 ARM 동맹으로 불린다. 이 곳엔 삼성전자, 구글, 퀄컴 등이 대거 참여했다. 이 곳에서는 리스크 파이브라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ARM보다 더 좋은 성능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RM의 독보적 지위에 대한 업계 불만이 있지만, 리스크 파이브는 아직 초기 단계여서 앞으로 관련 기업들 협력 방향이 어떻게 결정될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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