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패닉·자산 붕괴에···NPL펀드 '기지개'
채권시장 패닉·자산 붕괴에···NPL펀드 '기지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들어 펀드 속속 결성···캠코·우본 이어 국민연금 등 참여 예상
업계 새 수익처로 급부상···유진자산운용 등 GP 이력 '이목'
(사진=국민연금공단)
(사진=국민연금공단)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자산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국고채 금리는 4%대 이상으로 치솟았고, 주식시장은 코스피지수 기준 2200선 초반대로 밀려났다.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거래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경색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어음(ABCP)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확산되면서 정부는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매입한도는 16조원으로 올리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ABCP 차환 등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는 3조원 규모 지원을 단행키로 했다.

증권사와 운용사들의 수익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오히려 부실채권(NPL)은 투자금융(IB) 업계의 새 수익처로 부상하고 있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유진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5092억 규모의 NPL펀드 '유진에스에스앤디오퍼튜니티'를 조성하고 하반기 들어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펀드는 클로징을 두번 나누는 병행펀드 형태로, 부동산 NPL이 투자대상이다. 펀드 투자자(LP)에는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현대캐피탈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우본의 경우 주요 연기금 중에서도 특히 NPL에 꾸준히 투자해 온 기관이다. 올해 결성한 펀드에는 산하 예금사업단과 보험사업단이 각각 1000억원 안팎으로 출자한다. 일반담보부 채권과 특별채권,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 등 부실자산이 주된 투자 대상이다.

우본은 우체국예금이 2012년 국내 부동산 NPL에 1000억원을 투자한 이후 2018년에도 2000억원을 NPL 펀드에 위탁한 바 있다. 2018년 당시에도 투자 대상은 지금과 같았고 위탁운용사는 유진자산운용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었다.

지난 2019년에는 해외 NPL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2억달러를 출자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자동차 부품사 등 중후장대 산업이 어려워지자 2018년에는 유진자산운용,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2000억원 규모의 NPL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2억달러를 해외 NPL에 투자했다.

유진자산운용 역시 NPL펀드 운용 사업을 오랜기간 지속해 왔다. 올해 들어서는 캠코의 NPL 대체투자 위탁운용사로 선정된데 이어 6월말 우정사업본부의 NPL펀드 위탁운용사로도 선정됐다.

2005년부터 유진자산운용에 합류해 사모투자 및 인수합병(M&A) 투자를 주도해 온 진영재 대표는 2009년 AI(대체투자) 본부장을 맡으면서 '유진리스트럭처링사모부동산' 시리즈로 회사를 NPL 투자 명가로 만들었다.

이제 운용업계는 국민연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 역시 NPL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버블에 대한 헤지 성격을 갖고 있어서다. 국민연금은 2018년 NPL펀드 위탁운용사에 파인트리자산운용을 선정, 2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다만, 기존처럼 NPL 위탁운용사를 별도로 선정할지는 미지수다. 아직 공식적으로 NPL 위탁운용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는 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민연금은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 등 대체투자 위탁운용사를 모집하면서 NPL 운용사도 같이 선정하는 방식을 취한바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기존에는 NPL 위탁운용사를 별도로 뽑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NPL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 묶어서 헤지펀드처럼 운용사의 업무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감지된다"고 전했다.

사학연금 및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과 주요 공제회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이어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연기금도 NPL시장을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는게 운용 업계의 예상이다. 

이에 유진투자증권 이외 연합자산관리공사(유암코),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F&I, 이지스자산운용, 대신F&I, 하나F&I 등 기존 이 분야에서 GP(무한집행사원)를 맡았던 운용사들도 NPL 위탁운용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