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의사록] '당분간' 놓고 설전···주상영 "금리인상 시기상조"
[금통위의사록] '당분간' 놓고 설전···주상영 "금리인상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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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원,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내 매파적 메시지 문구 반대
"여전한 코로나19 피해···선제적 제어나설 뚜렷한 이유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색채가 더욱 짙어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에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앞서 한은은 연내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며 시장의 '금융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 주상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이같은 의견에 명백히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주 의원은 향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도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은이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2021년도 제11차)'에 따르면 주 위원은 지난 10일 공개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의 결론에 해당하는 '향후 정책운영 방향'에서 '당분간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해 이례적으로 완화했던 통화정책기조의 정상화' 등의 문구를 추가하는 것에 대해 명백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지난달 27일 금통위 회의(10차) 결과 통화정책 방향 문구에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는 문구만 있었으나, 한은은 이번 11차 회의에서 '당분간'이란 표현을 문서에 추가로 명시했다. 당분간이라는 문구가 통상 3~6개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같은 표현은 한은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주 위원은 이에 대해 "'당분간' 등의 추가적 표현은 지난 10차 회의 당시 금통위가 의결한 통화정책방향 서술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서술을 통신보고서에 그대로 포함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발언했다. 이는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당시 유일하게 비둘기파 메시지를 던졌던 위원이 주 위원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 위원은 우리 경제가 여전히 회복 초기 단계에 있으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논의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비록 우리 경제가 그간의 다각적인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상태는 여전히 회복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라며 "인플레이션의 경우 하방압력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당행이 중기적 시계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로나19 피해업종 및 취약계층의 활동이 정상궤도로 복귀하는 속도는 더딜 수 밖에 없고, 그간 성장 손실을 만회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회복과 확장의 탄력을 선제적으로 제어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다수 금통위원들은 금통위 의견을 시장과 정확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시장기대를 견인하고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방향 회의 결과는 결정문뿐만 아니라 총재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질의응답 등을 통해서도 전달되는 만큼 이같은 메시지를 모두 종합해 기술하는 것이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 확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다른 일부 위원들은 '기준금리 운용' 부분을 직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과 다르게 수록한 선례가 있다고 언급하며,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내용을 보완해 기술하는 것이 금통위의 의견을 더욱 적절하게 전달하는 방향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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