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주택경기···건설업계, 리츠 진입 '재촉'
꺾인 주택경기···건설업계, 리츠 진입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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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대림·HDC현대산업개발, 사업 본격화
'사치사슬 확대·자산 유동화' 등 장점 뚜렷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한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대형건설사들이 리츠(REITs)를 활용한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단순 도급사업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리츠 시장으로의 진입을 재촉하고 있다. 

건설사가 신규 플레이어로 가세하며 리츠 시장의 판도 커졌다. 상승세를 탄 리츠를 잘 활용할 경우 업계의 가치사슬 확대는 물론, 해외 개발사업이나 임대사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본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10월 '투게더투자운용 주식회사(AMC 명칭)' 설립 예비인가를 받은 지 두 달여 만이다.

대우건설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출자한 투게더투자운용은 초기자본금이 70억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은 AMC를 통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모델을 만들고,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일반인들이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 계획인데, 오는 2025년까지 리츠 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규모 4조원 이상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건설사의 AMC 설립은 대우건설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대림AMC를 설립하고 일찍이 리츠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AMC로 힘을 주고 있는 프로젝트는 임대사업이다. 2016년 말 천안 원성동에서 첫 임대주택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난해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개발리츠인 '인천영종 A-28BL'을 단독으로 입찰해 수주했다.

주택개발리츠는 땅을 소유한 LH와 시공을 맡는 건설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담당하는 대주단이 출자단으로 참여해 리츠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택지의 사업성이 좋지 않은 데다 수익도 나눠야 하지만, 택지난에 대한 대안으로 리츠 사업을 택한 것이다.

2017년 HDC자산운용(리츠 겸업 운용사)을 설립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고척아이파크, 경기 일산2차 아이파크 등 임대주택 관리로 활동폭을 넓히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사가 리츠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뚜렷하다. 기존에는 업계의 사업방식이 '시행-시공-분양'에 그쳤다면, AMC를 활용해 부지 매입과 기획, 운영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AMC를 설립했다"라며 "수익성 높은 사업을 위주로 리츠를 운용하면 안정적인 수익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자산관리 수준에 그치지 않기 위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모 리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의 PFV(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보다 자산관리 절차가 간단해 자산 유동화가 용이하다는 점, 차입금으로 인한 부채비율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부각되며 관련 시장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실제 건설사를 비롯해 자산운용사, 공기업 등이 리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 인가 또는 등록된 리츠 업체는 지난해 기준 49곳으로 늘었다. 2017년 33곳, 2018년 34곳 등 2년 연속 증가세다. 2018년 약 43조2000억원이었던 리츠의 자산규모는 현재 48조7000억원을 넘었다.

업계는 주택사업이 쪼그라들수록 리츠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츠가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만큼 가치사슬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리츠 바람을 타기 위한 건설사의 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아직까지 건설사의 리츠 활용은 임대사업에만 국한돼 있어, 더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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