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사실상 '흥행 실패'
한국형 헤지펀드, 사실상 '흥행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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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개선안 놓고 고심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지난해말 출시된 한국형 헤지펀드가 당초 기대와 달리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출시된 10여개 헤지펀드의 총 설정액은 전일 기준 2000억원대 중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헤지펀드 설정액의 최소 마지노선을 3000억원으로 예상했었다. 

이마저도 대부분 자기자본인 것으로 나타나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자들조차 헤지펀드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기관투자업무 실무자는 "올 한해 투자처와 예산편성이 끝나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흥행실패의 원인을 찾고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로서는 헤지펀드가 뚜렷한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고위험 투자처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익을 낼 곳이 없어 자기자본으로 예상치 만큼의 자금을 채우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 규제완화 요구에도 뒷짐을 지고 있던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한국형 헤지펀드는 국내시장에 적합한 형태로 현재의 규제로도 수익을 내기는 충분하다"면서도 "글로벌 마켓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부 규제안을 완화해 해외 각국에 맞는 전략수립을 가능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에 조만간 헤지펀드 운용사 설립인가 요건 완화 등의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한 자산운용사 실무자는 "당초 예상보다 자금이 모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자기자본을 통해 어느정도 규모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성과를 보여준다면 투자자들도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되고 있는 전문인력의 부재 문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몇몇 운용사의 경우 헤지펀드 전문인력 스카웃팀을 구성해 해외로 내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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