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정부가 지난 2010년부터 유치를 추진해온 제4이동통신사의 주인공으로 스테이지엑스가 선정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1일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진행된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 5일 차 경매를 마친 뒤 이같이 밝혔다.
스테이지엑스는 이번 경매에서 4301억원을 적어내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해당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았다. 최저 경쟁 가격인 742억원과 비교하면 3559억원 오른 수준으로, 지난 2018년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기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28㎓ 대역 주파수 낙찰가보다 2배 이상 많은 기록이다.
당초 3파전 구도로 시작된 이번 경매는 첫날 세종텔레콤의 포기 후 양자 대결 구도로 5일간 진행됐다. 이날도 예정된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 입찰 50라운드까지 모두 진행했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
주파수를 할당받은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간 전국 90곳의 핫스팟에 무선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두를 대상으로 '리얼(Real) 5G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또 주파수 특성을 고려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에 따라 이번에 할당받은 28㎓ 주파수 대역을 포함한 중저가 단말의 자체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폭스콘 내 모바일 디바이스 제조 계열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스테이지엑스가 4000억원이 넘는 가격에 28㎓ 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회사가 제4이동통신사로서 무사히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다만 당장은 28㎓ 주파수를 필요로 하는 신사업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고, 적자를 고려한 장기간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회사의 시장 안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는 지난해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본 총계는 1657억원 적자로 대주주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자본금 전액이 잠식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이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8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확보하긴 했지만, 업계가 이동통신 3사와 통신 품질 측면에서 본격 경쟁에 나서기 위한 초기 자본 투자의 최소 기준으로 바라보는 3조원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는 지난해 통신 3사마저도 사업성을 이유로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해당 주파수를 반납한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제4 이동통신사 선정이 정부의 추진 배경으로 꼽히는 가계통신비 절감에 실효성을 나타낼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과거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의 경우에도 지난 1996년 후발주자로 통신시장에 진입한 후 10년 가까이 적자를 거듭한 끝에 시장에 안착한 전례가 있지만, 당시에 비하면 통신 3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화돼 경쟁환경이 더욱 치열한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자본 조달 여력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법인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28㎓ 대역 할당대 상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