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140만명에 '상생금융' 1.5兆 푼다···실적 타격 '불가피'
5대 은행, 140만명에 '상생금융' 1.5兆 푼다···실적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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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3월까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이자캐시백'
은행별 2000억~3000억 비용분담···당기순익 6~10% 수준
(왼쪽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다음달부터 이자 환급(캐시백) 등 2조원대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상생금융)이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지원 규모와 방안을 마련했다. 5대 시중은행에서만 140만명이 총 1조5000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을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최근 은행별 세부 상생금융안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은행권이 고금리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데 따른다.

상생금융안은 1조600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 이자 캐시백과 4000억원 규모의 은행별 자율 취약계층 지원으로 이뤄진다. 은행별 지원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3721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하나은행 3557억원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2758억원 △농협은행 2148억원 순이다.

지원 규모에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지난해 은행별 연간 당기순이익의 10%를 상생금융에 분담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상생금융 규모를 합치면 총 1조5251억원이다.

이자 캐시백은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보유한 고객(부동산임대업 제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출금 2억원 한도로 금리 4% 초과분에 대해 1년간 이자 납부액의 90%까지 최대 300만원을 환급해준다. 전 은행권에서 약 187만명(잠정)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5대 은행에서만 총 140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이번 지원안의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총 지원 규모 3721억원 중 이자 캐시백으로만 3088억원을 사용할 예정으로, 32만명이 지원을 받게 된다.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고객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총 2194억원의 캐시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리은행도 20만명에 총 1885억원을 환급해줄 예정이다. 이 밖에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26만명, 32만명을 대상으로 캐시백을 진행한다.

은행권 공동프로그램인 이자 캐시백 외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은행별 자율지원 프로그램도 시행된다. 자율 프로그램은 대출 보증기관·정책서민금융기관 출연 확대, 에너지·통신 비용 금전적 지원, 학자금대출 이자캐시백 등이다.

국민은행은 총 633억원 규모로 자율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보증기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향후 세부 방안을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1363억원의 자율 프로그램을 운영,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 15만명에게 1인당 최대 20만원의 에너지 생활비를 현금으로 지원한다. 아울러 소상공인·자영업자 고객 대상 통신비 지급, 경영컨설팅 비용 지원과 대출보증기관 출연 확대 등의 지원방안을 1분기 중 확정해 실시한다.

우리은행의 자율 프로그램 규모는 873억원이다. 이 중 233억원을 학자금대출 이자 납부액의 최대 50%를 캐시백해주는데 사용한다. 이 밖에 △대출보증기관 출연 확대 △소상공인 스마트 결제기기 지원 △서민금융 신상품 출시 및 금리 인하 △서민금융대출 이용 고객 금융비용 경감 등을 함께 추진한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자율 프로그램 세부 내용과 규모를 조만간 확정해 시행할 방침이다. 5대 은행 외에도 BNK부산은행(525억원), BNK경남은행(307억원), 카카오뱅크(372억원) 등 다른 은행들도 속속 세부 상생금융안을 마련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안을 확정하면서 고금리 부담을 지고 있던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숨통도 다소 트일 전망이다. 반면 은행 입장에선 대규모 상생금융 시행에 따른 실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고심하는 눈치다. 

현재 이자 캐시백으로 나가는 비용은 지난해 실적(기타 영업비용)에 반영하고, 은행별 자율 프로그램 비용은 올해 실적에 반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5대 은행 기준으로 캐시백 비용이 1000억~3000억원 수준인데, 이는 은행 연간 당기순이익(2022년 말 기준)의 약 6~10%에 달하는 규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업계 공동으로 대규모 비용이 나가는 경우는 처음이라, 회계기준 반영 시점 등 공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회계기준원에 질의를 했었다"며 "결과적으로 은행이 각자 알아서 회계 처리를 하기로 결론이 나왔고, 이 중 비중이 큰 캐시백은 지난해 회계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수치다 보니 미리 회계반영 시점을 명확하게 공개하거나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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