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양종희 KB금융 회장, '글로벌·상생'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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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취임 후 '글로벌·상생' 조직 강화
3721억원 규모 상생안 시행···은행권 최대 규모
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 (사진=KB금융)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2000억~3000억원 규모 이자 환급(캐시백), ELS 손실 보상, 펀드상품 판매 중단에 따른 비이자이익 하락, 이자마진 축소 등 올해 금융권에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양종희(62) KB금융지주 회장은 그룹의 '리딩뱅크' 지위를 굳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이자·비이자이익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글로벌 도약을 위한 발판 다지기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명실상부 리딩뱅크인 KB금융은 유독 글로벌 분야에서만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해 아시아 대표 금융그룹으로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는 게 KB금융의 목표다.

이런 목표는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도 반영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양 회장 체제에서 첫 조직개편을 단행한 KB금융은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하면서 전략적 목표 우선순위를 명확히 했다.

또 기존 10개 사업부문 가운데 그룹 차원에서 보다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는 부문 3곳을 중심으로 조직을 대폭 축소했는데, 3개 부문으로는 △글로벌 △디지털·IT △보험 등이 해당된다. 3개 부문에 방점을 두고 올해 경영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이자장사' 비판과 금리인하 전망으로 이자이익을 대규모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펀드판매 중단 등으로 비이자이익 실적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글로벌 성과를 통해 메우겠다는 게 최근 은행권 전반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KB금융도 이에 맞춰 핵심 계열사들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낸다. KB국민은행은 올해에만 인도에 지점 두 곳을 추가 개설할 예정이다. 13억명에 이르는 인구 인프라와 성장성을 갖춘 인도는 국내 대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어 KB의 금융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인도 구루그람 지역에 지점 형태로 진출해있는데, 올해 첸나이 지점과 푸네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심사를 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각각 1명의 개설준비위원장을 발령내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중심이었던 기존 글로벌 진출 전략을 보다 확대, 비즈니스 규모를 대폭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13일 '전략회의 2024' 행사에서 향후 집중할 5대 전략방향 중 하나로 '새로운 사업과 글로벌 확장'을 꼽아, 글로벌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글로벌 강화와 함께 '상생금융'도 올해 KB금융이 초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전략이다.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두 달여간 공식석상에서 매번 '상생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말에는 '고객·사회와 함께하는 상생 조직'을 조직개편 3대 원칙 중 하나로 내세우며 상생금융 실천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국민은행은 총 3721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국내 은행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이 중 3005억원은 이자 환급(캐시백)으로, 716억원은 보증기관·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 자율 지원으로 활용하게 된다.

'상생금융'은 고금리 기조 속 이자장사로 수조원대 수익을 벌어들인 은행권을 두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작됐지만, 상생을 통해 땅에 떨어진 고객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권은 지난 몇 년간 대규모 횡령, 계좌 불법개설, 미공개 정보 활용을 통한 부당이득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가 크게 훼손된 바 있다.

KB금융은 오는 7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양 회장 취임 후 처음 받아볼 성적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던 지난 몇 년간의 성적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 KB금융이 상생금융을 통해 고객 기반을 탄탄히 하고, 미래 먹거리인 글로벌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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