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압박 속 은행권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 '같이 또 따로'
'상생금융' 압박 속 은행권 올해 경영전략 키워드 '같이 또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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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경영전략회의' 잇달아 개최
국민 "고객과 미래 그려야"·신한 "고객몰입"
우리 '1등은행 DNA' 강조·당기순익 1위 목표
서울 시내 ATM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ATM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시중은행 수장들이 올해 주요 과제로 실적 개선을 비롯해 상생금융 등 사회적 책임 강화를 강조했다. 민생금융 지원을 통해 이익을 나누고,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얻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고객'이라는 공통점 속에 은행별로 제각각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27일 열린 '2024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금융 선도 은행'이라는 중장기 경영목표도 함께 제시한 우리은행은 6대 경영방향을 세웠다.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미래 성장성 확보 △선제적 리스크 관리 △디지털·IT 경쟁력 제고 △경영 체질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통해 '1등 은행 DNA'를 다시 일깨우겠다는 계획이다.

조 행장은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자"며, 구체적으로는 '기업금융 명가재건'을 조기에 완수하고 '지속 가능한 개인금융 경쟁력 확보'와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 등 전략에 매진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최근 각각 임원진이 함께 한 자리에서 올해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실적 개선을 강조한 우리은행과 달리 두 은행장은 재무적 성과나 미래준비를 강조하면서도 '고객'과 '현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향후 3년이 전통은행들의 명운을 좌우할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며 "리딩 뱅크(1등 은행) 위상을 지키고 성장하려면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리딩 뱅크가 되기 위한 2026 중장기 전략 목표로 '고객 퍼스트, 디지털 퍼스트, 미래 금융을 선도하는 리딩금융 파트너'를 언급했다. 집중해야 할 5대 전략 방향으로는 △지속 가능한 고객 신뢰 확보 △새로운 사업과 글로벌 확장 △혁신적 고객 접점 강화 △핵심 사업 우위 달성 △차별적 역량·실행 원천 구축을 설정했다.

이 행장은 "올해는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의 대전환'을 핵심 경영 방향으로 삼아 전행 차원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이러한 전략 방향이 고객과 함께 미래를 그리는 KB국민은행의 여정에 꼭 필요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기에 흔들림없이 끈기 있게 실행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신한은행도 올해 전략 방향의 핵심 키워드를 '고객몰입'으로 설정, 개인화된 솔루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객몰입 조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약 190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신뢰', '변화·대응'으로 요약된다.

정 행장은 "재무적 성과나 미래준비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면서 "소비자보호·내부통제는 올해도 더욱 강조될 것이며, 상품과 서비스를 연결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장들은 상생, 사회적 책임 강화를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상생금융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고 관련 지원책을 추진해 가겠다는 방침이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은행권을 향해 '이자 장사'를 벌인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익을 함께 나눠 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10%를 민생금융 지원에 쓰기로 합의한 바 있다. 18개 은행이 고금리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취약계층 지원에 총 2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5대 은행의 민생금융 지원 규모는 총 1조5251억원이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3721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하나은행 3557억원 △신한은행 3067억원 △우리은행 2758억원 △농협은행 2148억원 순이다.

한편, Sh수협은행도 이날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2023년 경영성과와 2024년 목표 등을 공유했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궤도에 오른 양적성장을 질적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비이자이익, 핵심예금 증대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며 "각계각층의 고객들과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보다 실효성있는 금융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고객중심 현장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성빈 부산은행장도 '2024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중장기 전략방향인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리딩 은행'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고객 중심 마케팅으로 대전환 △상생·신뢰의 은행 등 전략과제를 발표했다.

방 행장은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직하고 바른 금융의 실천을 줄곧 강조해왔다"며 "올해 경영환경도 쉽지는 않겠지만 변화에 대한 열망과 도전정신으로 임직원 모두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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