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못 넘은 태영건설, 결국 워크아웃 신청···줄도산 우려 (종합)
'PF 위기' 못 넘은 태영건설, 결국 워크아웃 신청···줄도산 우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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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아야 하는 대출규모 3956억원
채권단협의회 2주 안 열릴 예정
정부, 건설·금융 미칠 영향 최소화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도급순위 16위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오늘(28일)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건설업체들의 연쇄 위기 등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도 이르면 내년 초 건설사 구조조정 방안 등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앞서 이사회를 열어 워크아웃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오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만큼 채권단협의회 소집 통보할 예정"이라며 "회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워크아웃 신청 후 14일 이내 열려야 하기 때문에 2주 안에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문제가 심화됐던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달까지 태영건설이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원에 달한다. 당장 이날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건설 현장에서 480억원 규모 PF 대출이 만기를 맞는다. 내년엔 우발채무(미래에 발생할 채무) 3조6027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 원, 부채비율은 478.7%에 이른다"며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부채 비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일몰됐다가 지난 26일 다시 시행됐으며 태영건설이 이에 따른 1호 워크아웃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2조8000억원(한국기업평가·8월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건설업계의 PF 위기는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9월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권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연초에 건설업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한 PF 관련 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누적된 고금리 충격으로 내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십수 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들은 지난 26일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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