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손잡고 신약 개발 시작하는 제약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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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시 신약 개발 비용 1조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감소 전망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시장 규모 약 1.5%···격차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이 확대되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도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접목시키고 있다.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에 AI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개발 기간과 비용이 감축되기 때문이다. AI 기술은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하루 만에 분석해 기본 10년이 넘는 신약 개발 기간과 3조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절반가량 줄여준다.

15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할 경우 신약 개발 기간은 약 10년에서 3년으로 개발 비용은 약 1조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신약 개발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980만 달러에서 매년 45.7%씩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제약사들은 AI관련 업체들과 발빠르게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신약 개발 과정에 필요한 데이터와 '신시아'와 'AMS'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 중인 웹 기반 모델링 플랫폼에 이를 적용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검증, 모니터링에 활용할 예정이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의 신시아는 신약 후보물질의 합성 방법과 합성 경로를 제시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이고 AMS는 신시아가 제시한 경로에 따른 화학 물질 합성을 돕는 플랫폼이다.

삼진제약은 국내 인공 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계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은 약물 표적을 아론티어에 제안하고 아론티어는 자사의 신약 개발 플랫폼 'AD3' 기술을 활용해 개발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확보할 예정이다. 도출된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지식 재산권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삼진제약이 상용화에 필요한 실시권을 독점 보유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AI 기반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를 이용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주얼리'는 Wnt 신호 활성과 저해를 구별해 주는 플랫폼으로 타깃 암, 면역 질환, 조직재생 분야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클로버'는 JW중외제약의 연구법인 C&C 신약연구소의 R&D 플랫폼으로 클로버에서 발굴한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AI 기반 신약 개발 전문 기업인 '퀀텀인텔리전스'와 협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은 QIC의 양자역학 기반 플랫폼을 활용해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공동연구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발굴할 계획이다. QIC는 물리화학 기반의 3D 양자 계산 알고리즘을 적용한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보유해 비소세포성 폐암과 면역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 도출에 성공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인 '스탠다임'과 협약을 체결했다. 스탠다임은 인공지능 기반 선도 물질 플랫폼인 '스탠다임 베스트' 등 자체 개발 AI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항암, 비알콜성 지방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I를 통해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감축하고 후보물질을 도출해 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능력을 높여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제약업계들이 AI 신약 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기술 투자 부족이나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이유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을 뒤따라가는 수준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제약 바이오 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모바일 등 다른 영역에선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글로벌 제약 바이오 시장에서 한국의 시장규모가 약 1.5% 수준이다"며 "후발주자로 그들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패러다임 변화를 적극 활용해 제약 바이오 산업에 디지털 기술, AI 기술, 로봇 기술 등을 빨리 받아들이고 활용해 기존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다양한 연구 사업을 기획하고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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