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이는 주사' 마이크로니들, 개발 속도 낸다
'붙이는 주사' 마이크로니들, 개발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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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바늘로 피부에 부착해 약물 주입
2020년 세계경제포럼 '10대 유망 기술'
시장 규모 2030년 12억390만달러 전망
마이크로니들 패치 (사진=권서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국내 제약업계는 마이크로니들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붙이는 주사'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니들은 머리카락 지름 3분의 1 수준의 미세한 바늘로 피부에 부착해 약물을 주입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반적인 바늘이 사용됐지만 최근엔 피부에 붙이면 미세 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 체내에서 녹도록 만들어진 생분해성 바늘도 활용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니들은 경구용 약물과 기존 주사제형 약물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로 지난 2020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장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뽑혔다.

시장조사기관 퓨쳐 마켓 인사이트 등 복수의 자료를 보면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8년 5억7900만달러, 2019년 6억2160만달러로 연평균 6.3%씩 성장해 2030년 12억390만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마이크로니들은 제조원가가 비교적 저렴해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사용 방법이 간편해서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에 국내 제약업계들은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중이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를 라파스와 공동 개발해 임상 1상을 신청한 상태이다. 양사가 개발 중인 패치는 1일 1회 부착하는 제품이다. 대원제약은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적용해 피부 장벽 요소인 각질층과 표피층을 물리적으로 극복하고 약물이 흡수되는 부위에 약물을 방출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상용화 시점은 임상 1상 결과를 확인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마이크로니들 연구기업 테라젝아시아와 마이크로니들 탈모치료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은 테라젝아시아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신 순환 및 국소 적용 의약품의 약효를 증진하고, 주사제형의 투약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호주의 백신 플랫폼 개발 전문 기업 '백사스'와 마이크로니들의 일종인 '마이크로어레이 패치' 기술을 적용한 장티푸스 단백접합 패치 백신을 공동 개발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국내 허가를 받고 WHO PQ 심사 중인 장티푸스 백신인 '스카이타이포이드'의 항원을 공급하고 백사스는 이를 활용해 피부에 부착하는 마이크로어레이 패치 제형을 개발할 예정이다.

동아ST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기업 '주빅'과 마이크로니들 제형 비만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주빅은 마이크로니들 제형화와 품질분석을 담당하며 동아ST는 원료공급과 동물실험을 통한 성능 입증을 수행하는 형태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GLP-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 이 제품은 팔과 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신경세포를 건들지 않아 통증이 없으며 기존 주사제와 비교할 때 동일한 약효를 갖는다. 상온 보관이 가능해 주사제처럼 유통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이 필요 없다. 대웅제약은 내년 초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로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기존 1세대 마이크로니들은 통증을 주지 않는 미세한 주사바늘로 이뤄져 있어 잘 부러져 각질층을 뚫지 못해 약물 전달을 못한다"며 "2세대는 금속 형태 주사로 나와서 패치를 뗄 때 찰과상처럼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런 단점들을 보완한 잘 부러지지 않고 오염이 안되고 통증이 없는 니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니들은 확장성이 크고 주사를 스스로 계속 맞아야 하는 환자들이 주사 대신 마이크로니들로 대체된 의약품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 개발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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