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기획/위기의 건설사上] "부실시공 오명 벗자" 경쟁력 제고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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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살자이' '통뼈캐슬' '흐르지오'. 우리나라 대표 고급 아파트 브랜드 GS·롯데·대우건설의 '자이', '롯데캐슬', '푸르지오'에 붙게 된 멸칭이다. 최근 중대재해‧붕괴 사고, 하자 이슈 등 잇단 악재로 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가운데 건설사들이 오명을 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안전과 환경 이슈에 대한 신뢰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전통‧보수적인 산업 이미지 탈피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기업‧브랜드 이미지 경쟁력 제고와 함께 기업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한 건설사들의 활동을 2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안전 최우선 캠페인 포스터.(사진=현대건설)
안전 최우선 캠페인 포스터.(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박소다 기자] 전 세계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전통 산업인 건설업계도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변모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최근 건설업계의 최대 화두는 안전 경영과 친환경이다. 

특해, 지난해부터 업계에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건설사들은 현장 및 노동자 안전 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전 경영'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다수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가 입을 모아 강조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주목할 만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이다. 회사는 작년 초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등으로 고초를 겪은 뒤 최우선 경영 가치로 '안전'을 내세워 안전보건 문화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김회언 현산 대표 등 경영진이 나서 "안전은 회사 경쟁력의 근간으로 최우선의 가치를 둬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는 등 회사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현산은 전 현장 안전관리와 품질관리 공백을 없애기 위한 CCTV 통합관제센터, 위험관리 프로그램 구축, DFS(설계 안전성 검토), I-QMS(품질 실명제) 등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 공백 제로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 건축구조물 시공의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위한 시공혁신단 신설, 세이프티 아카데미(SAFETY ACADEMY) 등 안전보건 리더십 교육 및 프로그램 운영, 안전·품질 경영 선포식 개최 등을 통해 안전 경영 내재화에 나섰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은 도급순위 10위권 건설사 가운데 아파트 하자가 가장 적은 업체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설계·시공·하자보수 모든 부분을 직접 관리하는 전략을 통해 안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단가를 낮추고자 재 하도급사와 계약 후 부실시공이 반복되는 타 건설사들과는 다른 구조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특히 수도권 알짜배기 재건축에 집중하는 등 선별·클린수주 전략을 고수하는 동시에 직접 시공을 통해 하청업체 활용을 최소화하며 래미안 브랜드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삼성물산은 작년 기준 하자 심사·분쟁조정 및 재정 건수 합계가 10대 건설사 중 가장 낮은 10위(6건)를 기록했다. 1위 현대건설(112건), 2위 대우건설(90건), 3위 GS건설(52건) 등이다. 해당연도 입주 물량(1만2000여가구)을 함께 비교해도 하자 심사·분쟁조정 및 재정 건수 비율이 0.05%로 낮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0.37%이며, 물량 대비 낮은 편인 포스코이앤씨 0.13%, SK에코플랜트 0.125%와 비교해도 절반 이상 적다. 

현대건설의 경우 첨단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안전 문화 정착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 이상 증상이 발생한 근로자가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작업 열외권' △안전한 상황에서 일할 근로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작업 중지권' △안전 확보에 기여한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H-안전지갑' 등 현장 안전 최우선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 전개해 왔다. 또 무인 드론과 스마트글래스를 연계한 원격 현장관리 플랫폼, 무인 안전 로봇 스팟, AI 기반 CCTV 영상분석시스템 등 IT와 결합한 기술을 접목해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결합한 첨단 스마트 체험 기술, 건설장비·보건 부문을 특화해 리뉴얼한 현대건설 안전문화체험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2018년 개관한 체험관은 건설 안전 체험 기회를 제공해 왔으며, 최근 안전의식 제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신 스마트 기술과 접목한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 재단장한 것이다.

안전 이외에도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지속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기존에 건축물을 짓는 단순 시공사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특히 새로운 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해 사명(社名)에서 '건설' 꼬리표를 떼어낸다든가 친환경 소재 개발과 수소‧태양광‧연료전지 등 친환경 인프라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등 모습이다.  

전남 여수 금오도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DL에너지)
전남 여수 금오도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DL에너지)

친환경 분야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두각을 나타낸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의 경우 그룹 차원 비전에 발맞춰 이미 2020년부터 친환경 사업을 주목해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나섰고 2년 전인 2021년 사명을 변경해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친환경사업과 에너지사업 부문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체질 개선에 나섰고 2020년 환경시설관리(EMC) 인수를 시작으로 3년여간 14곳의 업체 인수·합병(M&A) 및 투자 확대 등 사업 보폭을 넓혔다. 

2019년부터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온 GS건설은 주력인 수처리를 포함해 이차전지 재활용, 모듈러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해 작년 말 기준 신사업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수처리 기술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 양식으로 확대하고 있다. 플랜트 및 환경시설 설계와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포스코건설과 신영건설이 각각 '포스코이앤씨', '신영씨앤디(C&D, Construction&Development)'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디벨로퍼 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사명에서 '건설'을 떼고 친환경 미래 신성장 기업으로의 의지를 담아 '이앤씨(E&C, Eco&Challenge)'로 이름을 바꿨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실증과제, 포항·광양제철소 내 천연가스 수소추출설비, 전력변환계통 및 가스정제계통 관련 제철·석유화학 플랜트, LNG터미널 등 국내외 프로젝트 수행 실적을 기반으로 저탄소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의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친환경 중대형 평면 '바이오필릭 테라스 신(新)평면',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클럽 더샵' 친환경 디자인, 단지 내 식물원카페 '플랜트리움', 정원 같은 지하주차장 '바이오필릭 주차장' 등 그린라이프(Green Life) 주거모델 상품화를 통해 친환경 아파트 건설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2021년 DL이앤씨(옛 대림산업)도 지주사 전환과 함께 사명을 바꾸고 엔지니어링, 건설 등 디벨로퍼 기업으로 도약에 나섰다. DL이앤씨는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건설 정착을 통해 자원 절감부터 CCS(탄소 포집·저장),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신사업 추진, 전사 차원 환경캠페인 실시, 우수 협력회사 환경역량 강화 지원 등 환경 문제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또 '생활공간의 그린화(Green化)' 실현을 위한 그린 비즈(Green Biz) 모델 발굴과 그린 테크(Green Tech) 확보, 협력회사의 환경경영 수준 향상, 환경부하 및 자원 낭비 저감을 위한 친환경 구매 추진 등 활동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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