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CEO 교체⋯분위기 쇄신 나선 건설업계
조직개편‧CEO 교체⋯분위기 쇄신 나선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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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DL이앤씨, 예년보다 한달 앞서 임원인사 단행
GS·대보건설 CEO교체···"이슈 부각 등 경영 책임"
부실공사·중대재해에 위기감 고조⋯실적악화도 부담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붕괴사고와 중대재해 등 잇단 악재로 몸살을 앓는 건설사들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파격 인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특히 일부 건설사에선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연말 인사시즌을 맞아 주요 건설사 수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이 예년보다 강도 높은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13일 GS건설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예년보다 한 달 앞선 인사로,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17명의 신임 상무 선임과 함께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을 교체하는 등 임원진 40%를 교체한 대규모 물갈이였다. 이 가운데 40대 임원(4명) 승진 및 외부 영입을 통해 세대교체 기틀을 마련했다.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의 주차장 붕괴사고에 따른 재시공으로 5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고 '자이' 브랜드 이미지까지 악화한 만큼 발 빠른 조직 쇄신 및 체질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작년 1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최다 사망사고를 낸 DL이앤씨의 경우 지난 9월 비정기 임원 인사에 나섰다. 통상 10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하는데 보다 한 달 앞서 인사를 단행, 일부 임원을 퇴사 조치했다.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 및 외부 인력 충원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사업장 내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 등 안전 관리 미흡 지적을 받으면서 대대적인 관리 시스템 재편이 요구돼 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조직개편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의 물갈이 규모도 평년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 위축과 원자잿값‧인건비 상승, 고금리 속에서 국내 주택 사업을 주력하는 건설사들이 역성장에 빠진 상황이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건설사 6곳(삼성물산 건설‧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중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9.7% 성장한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 영업이익은 모두 역성장했다. GS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1.9% 급감하며 반토막이 났고, DL이앤씨와 HDC현산은 각각 30.9%, 10.8% 줄며 두 자릿수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도 전년보다 6.5%, 7.4% 감소했다.

향후 부동산 전망도 어두운 만큼 건설사들은 조직 슬림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경영‧안전 등과 관련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대우건설은 11월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12월 그룹 인사와 함께 임원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에선 건설사 수장인 CEO 교체 바람도 불지 주목한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를 비롯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마창민 DL이앤씨(E&C) 대표,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등 5곳의 건설사 수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다만 일부 건설사 가운데 각종 이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가 물러난 곳들이 나온 만큼 전망이 밝진 않다. 임기 10년차로 건설업계 최장기 CEO인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의 교체가 대표적이다. 임 대표는 지난달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표이사를 그만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는 의원 질의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하면서 업계 내 CEO 교체설이 제기됐다. 이후 GS건설은 지난달 20일 임 대표가 물러난 CEO 자리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를 발탁했다. GS건설은 책임 경영 강화 및 세대 교체를 위한 오너 경영 체제에 돌입하게 됐다. 

앞서 지난달 12일에는 태영건설을 이끌던 우철식 사장이 선임 9개월 만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우 사장은 올해 1월 부사장에서 개발본부·NE 사업본부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으나 잇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과 경영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사장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둘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대보건설도 지난달 초 권오철 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10개월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해 11월 DL건설 김원태 본부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지만, 1년도 되기 전에 조기 교체한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 전반에서 사회적 이슈가 부각된 데다 경영상 실적이 악화하는 등 업황이 어려운 만큼 건설사들이 조직 개편이나 대규모 인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같은 분위기에선 언제든 CEO 교체가 이뤄져도 이상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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