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불황 속 정비사업 홀로 '4조 클럽' 배경은?
포스코이앤씨, 불황 속 정비사업 홀로 '4조 클럽'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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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 15개 사업장서 4조3158억원 수주···업계 1위 예상
'1~2조원대 수주' 타 건설사와 온도 차···"경기 부진 우려에 선별" 
"사업 진행 여부‧분양성과 변수"···회사 "이미 면밀 검토 후 진행"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이앤씨)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주택시장 불확실성 지속‧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도시정비사업의 선별 수주 경향이 강해진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올해 4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거두며 독주 체재를 굳건히 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전통적 강자들의 수주실적이 모두 급감한 상황이라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수주 1위는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가 향후 실적 악화 등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도시정비사업 수주로 3년 연속 '4조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연도별 수주액을 보면 2021년 4조213억원, 2022년 4조589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15개 사업장에서 4조3158억원을 수주했다.

이 같은 수주 호실적은 기존 주력인 리모델링 사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리모델링 사업으로만 1조9504억원의 신규 수주를 따냈다. 전체 실적에서 45% 비중을 차지한다. 주요 사업장으로는 △부천 상동 한아름 현대아파트 리모델링(5491억원)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3889억원) △송파 거여 4단지 리모델링(2538억원) 등이 있다.

또 공을 들였던 서울 사업지 중에서도 강남권에서 수주 성과가 나타났다. 포스코이앤씨는 올 초 방배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송파 거여 4단지 리모델링 사업도 따냈다. 지난달에는 서울 지역에서 강북 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해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수주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광주 양동3구역 재개발 △부산 시민공원촉진 2-1구역 재개발 등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수주 잔액이 늘어난 건설사도 포스코이앤씨 단 한 곳뿐이다. 실제 작년 10조원에 가까운 수주액으로 건설업계 1위에 올랐던 현대건설은 올해 2조3878억원 수주에 그쳤다. 작년 7조원 넘게 수주하며 2위를 차지한 GS건설의 올해 수주액은 전년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1조9220억원을 기록했다. 3위였던 대우건설은 작년 5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지만 올해는 1조원을 겨우 넘긴 1조1154억원이었다.

다만 이 같은 포스코이앤씨의 독주에 우려 섞인 시선들도 나온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재무안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는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탓에 공사비가 급등해 정상적인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통계를 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올해 1월 150.8에서 연속으로 상승해 9월 153.7을 기록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공사비와 분양가 문제로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커진 데다 합의점을 찾지 못해 시공사 계약 해지까지 강행하는 사업지도 속출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수익성도 저하됐다.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1.5% 감소한 16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6.24% △2022년 4.17% △2023년 2.26% 순으로 감소세다. 공사원가 상승과 분양 경기 부진 장기화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의 3분기 매출원가는 6조9668억원으로, 2년 연속 늘어나 최근 10년새 가장 높았다. 원가율도 2021년 89.1%, 2022년 91.6%, 올해 94.2% 등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청구공사액 역시 현대건설(5조7579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2조3734억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1조8695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분양 경기 부진 장기화가 향후 실적 등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주택을 포함한 건축 부문이 회사의 연결기준 매출 중 50% 내외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는 사업 안정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최근 회사가 공급한 대구, 천안, 군산 등 일부 지방 소재 사업장 초기 분양률이 부진했는데 향후 주요 주택사업 진행 여부와 분양성과가 실적 전반의 중대한 변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특별히 수주를 늘렸다기보다 기존 해오던 경영 계획에 맞춰 3~4년 뒤 일감을 미리 확보해 놓는 것"이라면서 "회사가 손해 보고 수주하는 게 아니라 사업성과 수익성, 리스크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 실정에 맞춰 진행하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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