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낸드플래시 추가 감산에도···"올해 8~10조 적자 불가피"
삼성·SK, 낸드플래시 추가 감산에도···"올해 8~10조 적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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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D램 대비 수요↓···경쟁사 많아 감산도 어려워
키옥시아-WD 합병만 쳐다볼 뿐 묘책없어 속앓이만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관련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관련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중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감산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추가 감산을 해도 경쟁사 난립과 수요 침체 등으로 인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연간 최대 10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도체업체들은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합병에 기대를 걸 뿐 뾰족한 수가 없어 당장은 수익성이 큰 D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추가 감산에 대해 언급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낸드플래시 기존 생산량 대비 추가로 5~10%를 더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감산량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낸드플래시 생산량 하향 폭을 크게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1%라도 감산하면 월 웨이퍼 6400장을 투입하지 않는 셈이 된다. 

두 회사 모두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가 발생했다. 이 후 감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감산 품목은 D램이었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분할하고 있는 D램 시장과 달리 낸드플래시 시장은 3사 외에도 키옥시아, WD, 중국의 YMTC 등 경쟁사가 다수 포진해 있어 쉽게 감산을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으로 올해 상반기만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적자액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문제는 두 회사의 추가 감산 카드를 내놓았음에도 낸드플래시 가격 반등 같은 긍정적 신호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의 7월 고정 거래가격은 평균 3.82달러로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D램은 3~4분기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낸드플래시는 올해 두 회사 모두 흑자 전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3~4분기에도 2조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낸드플래시 사업 연간 적자 규모가 삼성전자는 10조원, SK하이닉스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시장 활성화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낸드플래시 수요가 확대 돼야 하는데, 현재 수요가 확대될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시장에서도 D램은 HBM과 DDR5 등 다양한 제품의 수요가 대기하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엔터프라이즈 SSD 한 종류만 수요가 증가하고 있을 뿐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키옥시아와 WD의 합병해 공급량을 대량 감소키는 방법 외에는 사실상 낸드플래시 시장이 살아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며 "기존의 업체들이 뽀족한 수가 없으니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D램에 집중하는 구조로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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