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공장 건설하는 삼성·TSMC···인력 부족에 '당혹'
美 반도체 공장 건설하는 삼성·TSMC···인력 부족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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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앤컴퍼니, 2030년까지 30만명 부족 전망
TSMC, 인력 부족으로 애리조나 완공 1년 지연
"미국 반도체법, 급박하게 진행돼 드러난 문제"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br>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br>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미국의 반도체특별법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반도체보다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분야 인력 양성에 주력해왔는데, 준비 없이 반도체특별법을 통한 자국 산업 확장만 강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반도체 엔지니어 30만명과 숙련 기술자 9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생산 인력은 이미 부족한 상황이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 1위인 TSMC가 40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2024년까지 공장을 짓고, 5나노미터 초미세회로 공정의 반도체를 생산하려던 계획을 2025년으로 1년 가량 연기했다. 전날 류더인 TSMC 회장은 실적 발표회에서 이같은 사실을 직접 언급했다. 

이유는 인력 부족 때문이다. 류 회장은 "일정에 맞춰 대만에서 숙련된 엔지니어를 파견하고 현지 근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상황은 삼성전자 또한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전자는 170억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주 윌리엄스카운티 테일러 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약 500만㎡(150만 평) 규모로 조성된다.

다만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테일러 팹(Fab) 공사가 한창으로, 첫 번째 공장의 외관 골조가 완성되고 내장 공사가 시작되고 있다"며 "내년 말이면 여기서 4나노 양산 제품의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법인을 통해 현지 인력을 충원하고 있고, 한국에 있는 엔지니어들도 주재원으로 테일러 공장에 파견하고 있다. 이전에 미주 지역 사업을 총괄한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미국에) 우리가 필요한 기술자와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며 "미국이 그동안 소프트웨어 기술에 집중하다보니 반도체 기술을 공부하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해 비자 발급 대상도 확대했다. 석·박사급 뿐 아니라 대학 졸업을 앞둔 20대 초·중반까지로 기준을 완화하고 있다.

익명의 반도체 전문가는 "미국이 중국과의 갈등 때문에 성급히 반도체특별법을 만들었다"며 "공장만 세운다고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 아닌데 급작스럽게 추진하다 보니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력 양성은 수 년 동안 교육을 시켜 기반을 닦아야 하는데, 미국에서 단순히 보조금을 더 지급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 대만 등의 반도체 기업들은 이래저래 힘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력 부족은 미국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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