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가전 3사의 '힙'한 전략은?
"MZ세대 잡아라"···가전 3사의 '힙'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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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비층 된 MZ세대 취향 저격 '신가전·유색가전' 출시
개성·경험 중시 특징 반영···요즘 뜨는 장소·브랜드 협업 강화 
LG전자가 지난 10월 21일부터 12월 19일까지 힙스터들의 성지로 알려진 서울 성수동에 '금성오락실'을 연다. 모델들이 금성오락실에서 LG 올레드 TV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 10월 21일부터 12월 19일까지 힙스터들의 성지로 알려진 서울 성수동에 '금성오락실'을 연다. 모델들이 금성오락실에서 LG 올레드 TV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가전업계가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한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또 자기표현이 강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며, 개성·취향이 중요한 만큼 '취저(취향 저격)'하는 제품이라면 소비를 주저하지 않는다.

변화한 소비 세대에 따라 기업들은 MZ세대 생활방식 등을 연구하고 이를 반영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가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기존 백색 가전 이미지에서 벗어나 개성과 취향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힌 유색 가전을 앞다퉈 선보인다. 아울러 기업 간 벽을 허물고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 출시, 프로모션, 이벤트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나만의 가심비(가격 대비 성능비+가격 대비 만족도) 제품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컬러들이 가전에 적용되고, 식물재배기나 간편식 조리기기, 와인냉장고 등 새로운 가전들이 나타나는 것들도 이런 세대적인 특징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광고나 마케팅 방식도 과거 기능, 제품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데서 벗어나 유행하는 음악과 최신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스토리 광고로 변화하고 있다"며 "게임이나 메타버스, SNS 채널 등 다양한 방식으로도 소통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나만의 가전' 비스포크 대세화 집중

삼성전자는 '비스포크(Bespoke)'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비스포크는 삼성전자가 2019년 선보인 소비자 맞춤형 브랜드로 소비자 취향과 주거공간에 맞춰 제품의 타입과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는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표현이 확실한 MZ세대에 적중했다.

비스포크가 젊은 신혼부부를 시작으로 MZ세대에게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국내 가전 매출 중 비스포크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비스포크 제품군을 확대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 정수기, 세탁기, 에어드레서 등 올해만 20종의 비스포크 신제품을 출시했다. 소비자는 적게는 3종(정수기)부터 많게는 382종(냉장고)까지 다채로운 선택지 중에서 원하는 색상을 직접 고를 수 있다.

지난 8월 2일 삼성닷컴 라이브커머스로 진행된 '비스포크 큐커 위크' 방송에서 개그맨 부부 홍윤화, 김민기와 삼성전자 직원이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8월 2일 삼성닷컴 라이브커머스로 진행된 '비스포크 큐커 위크' 방송에서 개그맨 부부 홍윤화, 김민기와 삼성전자 직원이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 큐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에어프라이어·전자레인지·그릴·토스터 기능을 하나에 담은 올인원 주방기기 '비스포크 큐커(BESPOKE Qooker)'는 주부들을 타깃으로 한 기존 주방가전과 달리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췄다. 이 제품은 간편하면서도 수준 높은 집밥 한 끼를 원하는 요즘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탄생한 제품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비스포크 큐커에 메뉴를 제공하는 업체를 기존 8개 식품사에서 11개로 늘렸다. 추가로 동참한 3개사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는 '테이스티나인'과 미식 큐레이션 플랫폼 '캐비아', 간편 건강식 전문 플랫폼 랭킹닭컴을 운영하는 '푸드나무'다. 이들은 모두 MZ세대로부터 각광받는 식품업체다.

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개념을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까지 확장했다.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인 '갤럭시Z플립3'에 비스포크를 접목해 총 49가지 색상 조합이 가능하도록 했다. 블랙, 실버 등 2가지 프레임 색상과 블루, 옐로우, 핑크, 화이트, 블랙 등 각각 5가지 전·후면 색상을 선택해 나만의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Z세대의 특징을 연구하고 이들의 생활방식과 취향, 입맛 등을 겨냥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를 선보여왔다"며 "첫 비스포크 가전인 냉장고는 현재 360개 컬러를 고를 수 있고, 비스포크 큐커나 슈드레서는 MZ세대의 입맛과 취향을 반영한 신가전"이라고 설명했다. 

◇ '힙스터 성지'로 간 LG전자, 新 라이프스타일 소개

기존 백색 가전을 탈피해 다양한 컬러와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디자인이 적용된 'LG 오브제컬렉션'을 내세워 MZ세대를 공략한 LG전자는 '힙스터(Hipster·자신만의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의 성지'로 떠오른 성수동에 주목했다. 서울 성수동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신가전을 선보이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다. 개성이 뚜렷하고 새로운 경험을 즐기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팝업스토어, 체험이벤트 등 각종 이색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다. 

LG전자는 이달 20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성수동에 자리한 '피치스 도원'에서 'LG 그램 튜닝 위크' 이벤트를 실시한다. 피치스 도원은 자동차 튜닝에 기반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전시·행사·카페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벤트 기간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마우스, 마우스패드 등 LG전자와 피치스가 콜라보 한 굿즈를 구매할 수도 있고, 피치스 내 전시 차량과 LG 그램을 연계한 미디어 아트를 체험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 10월 15일부터 11월 초까지 운영하는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 팝업스토어인 '틔운 하우스(tiiun haus: life with green)'에서 모델들이 LG 틔운과 LG 틔운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 10월 15일부터 11월 초까지 운영한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LG 틔운(LG tiiun)' 팝업스토어인 '틔운 하우스(tiiun haus: life with green)'에서 모델들이 LG 틔운과 LG 틔운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신개념 식물생활가전 'LG틔운'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 '틔운하우스'를 성수동의 한 복합문화공간 '플라츠'에서 선보였다. LG 틔운은 MZ세대들을 중심으로 떠오른 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려 주목받는 '플랜테리어(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위한 새로운 가전으로,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식물생활가전이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이어 같은달 21일에는 LG전자는 틔운하우스 인근에 있는 패션 편집숍 '수피'에서 LG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체험 공간 '금성오락실'을 열었다. 금성오락실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의 브랜드를 활용한 뉴트로(New-tro, New와 Retro의 합성어) 콘셉트의 이색 체험공간으로, 추억의 오락실 게임부터 최신 콘솔 게임까지 올레드 화면으로 구현된 각종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최근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인 프라이빗 무선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체험존도 마련했다. 

아울러 신세계푸드와 협업해 다양한 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도 조성, 금성사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 머그컵, 텀블러 등 금성오락실 전용 굿즈(goods)도 선보였다. 금성오락실은 다음달 19일까지 진행된다.

LG전자 관계자는 "MZ세대 팬덤을 강화하기 위해 그들이 찾고 모이는 온·오프라인 공간을 통한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에서는 게임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오프라인으로 대표할 수 있는 공간이 성수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의 대표 브랜드인 '오브제컬렉션'의 경우는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제품 자체가 MZ세대와 소통 창구가 된 사례로, 제품을 통한 소통도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위니아 딤채, 한정판 굿즈와 톡톡 튀는 디자인·컬러로 승부 

위니아딤채는 MZ세대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작품을 디자인에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이종 기업과 협업해 한정판 굿즈(상품)를 선보이기도 한다. 

최근 한정판 '딤채 수제맥주'를 출시하며 MZ세대와 소통에 나섰다. 수제 맥주 브루어리 '키브루'와 손잡고 선보인 한정판 배럴 에이지드 맥주 '딤채×구미호 엠버테일'은 와인 배럴에서 오랜 시간 맥주를 담아 숙성하는 배럴 에이징 양조 기법이 적용됐다. 이 맥주는 보관 시 딤채의 주류 보관 모드를 이용하면 더 풍부하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위니아딤채는 11월 한달 간 '딤채×구미호 엠버테일' 한정판 배럴 에이지드 맥주를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뒤 인증 사진과 해시태그를 SNS채널에 남기면 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 '딤채'를 선물로 제공하는 온라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위니아딤채, 위니아 보르도·프렌치 냉장고 광고영상 공개 (사진=위니아딤채)
위니아딤채, 위니아 보르도·프렌치 냉장고 광고영상 공개 (사진=위니아딤채)

이 밖에 개성 있는 디자인과 컬러를 입힌 '위니아 컬러팝 전자레인지', 신진 일러스트레이터3인의 작품을 디자인에 반영한 둘레바람 에어컨 '아트 에디션', 멀티 조리 가전으로 활용성을 높이고 트렌디한 색상을 적용한 '딤채쿡 당질저감50 IH 압력밥솥', 와인셀러를 탑재해 다양한 주류 보관은 물론 일반 신선식품까지 보관에 용이한 김치냉장고 '딤채 보르도', 인기인 일러스트레이터 '엄지'와 협업해 사용자가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전기주전자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작년부터 여러 업체들과 협업하며 한정판 굿즈도 만들고,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컬러 가전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새로운 딤채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일반적인 광고 형태보다는 조금 더 재밌고 시선을 끌 수 있는 광고영상 등 타깃 마케팅을 펼치며 MZ세대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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