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속 재계 빅4 연말 인사, 변화 vs 안정
'위드 코로나' 속 재계 빅4 연말 인사, 변화 vs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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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그룹, 임원 인사 시기·규모 등 관심 
재계 4대 그룹 총수.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재계 4대 그룹 총수.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의 인사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은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사태, 위드코로나 전환 등으로 산업 지형 변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재계 인사 시즌이 앞당겨질 거란 예상도 나온다. 신년 경영 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각 그룹 경영 전략에 따른 임원 인사, 조직 개편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이달과 내달 정기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이들은 매년 12월에 쏠리던 인사 시기를 앞당기거나 원포인트 인사 등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는 LG가 11월 말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고 12월 초에 삼성과 SK가, 12월 중순쯤 현대차가 인사를 단행해 마무리하는 식으로 이뤄져 왔다.

◇ 이재용의 뉴 삼성 반영 '삼성', 구광모 세대교체 本色 'LG'

먼저 재계 1위 삼성에 눈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내달 초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출소 이후 첫 인사인 만큼 ‘뉴 삼성’ 비전이 반영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와 조직개편을 위한 외부 컨설팅 결과가 임박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맞물려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주요 관계사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는 앞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지배구조 개편 방안과 관련해 외부 용역을 맡겼다. 삼성은 BCG 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검토를 마치고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옛 미래전략실(미전실)을 대체해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경쟁력강화(삼성물산) 등 3개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할 '통합 콘트롤타워'가 구성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인사 평가에 돌입한 상황인데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과 맞물려 연말 사장단 및 임원 인사 폭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다만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이어온 만큼 주요 수뇌부 인사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올해 3월 재선임된 삼성전자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으로 이뤄진 ‘3각 체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달 말 정기 인사가 예정돼 있는 LG그룹은 이미 대규모 인사 조짐이 나타났다. LG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에 ㈜LG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권영수 부회장을 원포인트 인사로 선임해 이목을 끌었다. 권 부회장의 이동으로 다른 경영진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다.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COO) 선임을 포함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 폭이 예년보다 커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구광모 ㈜LG 회장을 옆에서 보좌하며 ‘그룹 2인자’ 역할을 해온 권 부회장의 후임 자리를 누가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후임 지주사 COO 후보군으로는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 사장,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내부에선 여러 계열사를 두루 거치고 경험이 많은 권 사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취임 4년차를 맞은 구 회장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 부회장의 역할이 ‘구 회장의 안정적 연착륙’이었다면, 다음 인사는 구 회장의 색깔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 정의선 체제 다지기 '현대차', 최태원 지배구조 개선 'SK'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달 중순경 정기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에 취임하면서 대규모 세대교체를 단행한 만큼 비교적 소규모 인사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인사 폭이 작은 만큼 내년도 경영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하기 위해 예년보다 인사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나온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는 김용환·정진행 부회장이 현역에서 물러났고 장재훈·조성환 부사장 등이 사장으로 승진하는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올해는 현 체제를 유지하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소폭 인사를 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다만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만큼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일부 계열사 및 해외 법인 사장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송호성 기아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SK그룹은 지난 1일자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스퀘어·SK쉴더스·SK플래닛 등 IT 계열사들로 인사시즌을 시작했다. 이는 SK텔레콤이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존속법인과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집중하는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분할된데 따른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SK스퀘어의 CEO를,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가 새로운 SK텔레콤 CEO를 각각 맡게 됐다. 내부에서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규모 조직개편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1일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 SK네트웍스는 박상규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다른 계열사의 경우는 최근 마무리된 파이낸셜 스토리 점검에 따라 인사 범위를 정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정기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첫 반영되는 ‘이사회 중심 경영’이 미칠 영향에 주목된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올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에 CEO 평가·보상 권한을 부여했다. 이 과정에서 사외이사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비교적 안정적인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한편 그동안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역할을 담당했던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역할이 재조정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기조의 인사가 이뤄졌다면 최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분위기 속에서 미래 준비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각 기업들마다 조직 전략에 맞춰 대규모 변화를 꾀할지 안정을 택해 내실 다지기에 나설지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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