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에너지·탄소 포럼···"경영·투자 평가지표, 경제성→ESG 대전환"
제5회 에너지·탄소 포럼···"경영·투자 평가지표, 경제성→ESG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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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나리오 전망···"파이선 AI, 7월까지 REC 하락"
"수소경제 도입 시 에너지 선도국가 도약···정부-기업 협력해야"
"탄소배출권, 3만원까지 바라볼 것···이월한도 운영 전략 필요"
(왼쪽부터)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과장, 김문각 나무EnR 고문,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 김태선 나무EnR 대표가 20일 '제5회 에너지·탄소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준 기자)
주제발표에 나선 (왼쪽부터)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과장, 김문각 나무EnR 고문,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 김태선 나무EnR 대표이사가 20일 오후 '제5회 에너지·탄소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경제성'만 따져왔던 경영·투자에 대한 평가 지표가 코로나19 이후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로 크게 바뀌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향후 시나리오'로 모아지고 있다.

서울파이낸스 주최로 20일 서울 청파로 LW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제5회 에너지·탄소포럼'에서는 '2050 탄소중립과 ESG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탄소배출권과 함께 ESG투자와 수소경제 등 다양한 관점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포럼에는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 과장이 'ESG의 분석과 투자전략'에 대해, 김문각 나무EnR 고문이 '파이썬 인공지능 플랫폼을 이용한 SMP·REC 가격 예측',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은 '수소연료전지의 발전 방향', 김태선 나무EnR 대표가 '탄소배출권 가격의 급락에 따른 향후 시나리오'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과장은 "비재무적 부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 ESG 투자 규모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ESG의 부문별 핵심이슈가 향후 5~10년간 투자자, 기업, 정부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과장이 제시한 부문별 핵심이슈는 △(E부문)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환경오염 △(S부문) 근로자사망사고 방지, 고객정보보호 강화, 여성사외이사 등 다양성 확대 △(G부문) 소수주주 권리보호, 주주환원 증대 등이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과장 (사진=박성준 기자)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과장 (사진=박성준 기자)

최 과장은 또 ESG 투자와 관련, ESG 정보분석·평가·전달 방식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ESG 평가사나 자문사, 인덱스사업자, CDP 등 글로벌이니셔티브 등이 ESG 시장 참여자였다면 이제는 신용평가사 등도 ESG방법론을 개발하고 있다"며 "또 ESG 정보활용자가 정보를 제공받는 것에서 나아가 직접 정보를 분석하는 적극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고 은행·보험사 등 금융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ESG 분석·평가를 위한 ESG 투자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점은 해소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최 과장은 "ESG 분석과 평가를 하려면 정보가 필요한데, 정보 부족에 대한 부분들이 그동안 상당히 크리티컬(치명적)했다"며 "각국에서 기업의 재무적·비재무적 부분을 의무적으로 공시화하는 작업에 있기 때문에 향후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에 대한 부족은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와 같은 급박한 이슈에 대해서는 기후정보 빅데이터를 통해 지역별 기후리스크를 측정하고, 기업의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에 실질적으로 어떤 리스크가 있을지 수치화시켜서 공개하는 플랫폼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김문각 나무(NAMU) EnR 고문은 '파이선(Python) AI를 이용한 계통한계가격(SMP) 및 공급인증서(REC) 가격예측'을 발표하면서 "파이썬 AI에 SMP의 과거흐름을 학습시켜 가격흐름을 살펴본 결과 REC는 7월까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 발전 설비도 많이 증설되고, 대규모 발전소나 민간 발전소들이 REC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지난 5년간 REC 가격이 계속 떨어져 왔다"며 "SMP 같은 경우에도 최근 떨어지고 있다"며 가격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문각 나무EnR 고문 (사진=박성준 기자)
김문각 나무EnR 고문 (사진=박성준 기자)

그러면서 "기술이 발전되면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 코스트는 화력 발전 단가와 비슷해지고 있다"며 "각국이 신재생 에너지를 도입하는 인센티브가 커지고, 석탄 등 화력발전을 대체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에 따르면 자국 내에서 쓰는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재작년 기준 독일이 12.74%로 가장 높았고, 영국 11.95%, 스웨덴 10.96%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우리나라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치 용량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작년말 기준 신재생에너지를 위한 시설투자를 살펴보면 중국에 설치돼 있는 발전 설비가 895GW로 1위를 차지했다. 

김 고문은 "중국이 태양 패널 등을 저렴하게 생산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순위로 2위지만, 중국에 비해서 3분의 1수준(292GW)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 에너지가 74.4%, 수력이나 풍력은 10%대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로 저렴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 발표자인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은 "탄소경제는 석유·석탄·가스 등 탄소 자원을 중심으로 99% 수입에 의존하나 수소 중심의 경제로 바뀌게 되면 에너지 자립화가 가능해진다"며 수소경제 이행의 가속화를 주장했다.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 (사진=박성준 기자)
이태호 코릴(KOREEL) 고문 (사진=박성준 기자)

그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 기술을 상용화하는 부분에서는 한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도국가로의 도약이 가능하다"며 차량을 중심으로 한 수송분야와 전기·열 등 에너지 분야까지 다양한 새로운 미래산업 창출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15일 열린 제2차 수소경제 위원회에서 수소경제 확대의 핵심인 수소연료전지의 체계적인 보급 확대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도입하고, 2040년 연료전지 보급량 8GW를 달성, 향후 20년간 25조원의 투자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고문은 "현재 정부가 재생에너지와 연료전지 부분에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HPS 시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그린수소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며 "그린수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이를 값싸게 조달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발전용 연료전지 등 수소경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연료전지시스템 핵심 부품 모듈화와 양산화, 시스템 효율, 내구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민간 사업자들,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발전사들과 함께 추진하며 나아가야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수소경제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면서 "지자체를 비롯한 정부에서 특화된 홍보사업과 전략이 필요하다"며 개선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김태선 나무 EnR 대표는 "코로나19로 탄소배출권이 남아 가격이 하락했지만 향후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배출권 이월제한 제도에 대한 운영 전략을 세우는 등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IMF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 하면서 에너지·전력 수요 급감, 탄소배출권 수요 위축 등으로 가격이 하락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태선 나무EnR 대표 (사진=박성준 기자)
김태선 나무EnR 대표 (사진=박성준 기자)

경제활동이 축소되면서 정부에서 할당받은 배출권이 남아돌았고, 이월한도를 넘어선 물량이 소멸될 수 있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장 가격이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향후 석탄발전의 마진과 LNG 등 가스 발전의 마진이 역전되는 퓨얼스위칭과 외부사업인증실적(KOC) 가격이 2만5000원선을 유지한다는 점, 기후정상회담의 온실가스 감축 상향조정 등으로 미뤄볼 때 탄소배출권 가격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퓨얼스위칭의 경우 석탄에 대한 할당을 줄이고, 가스의 할당을 높이는 식으로 경제발전 대신 환경발전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AU20은 2만원을 넘기긴 어렵겠지만 KAU21은 3만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또 2021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 계획기간동안 이월한도에 대한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3차 계획기간은 2025년까지 5년간 진행된다. 마지막 해인 2025년의 경우 이월한도는 계획기간의 순매도 평균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출권을 매년 5씩 이월하던 업체가 2025년에 똑같은 양을 이월하려면 마지막 해에 25만큼 매도해야 하는 식이다.

그는 "배출권의 유동성 리스크는 매입 외에는 해결할 수 없어 무조건 이월하라고 조언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숙제하듯 마지막 이행연도에 배출권 매도에 나서게 되면 이월한도가 적어질 수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을 잘 짜서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발열체크·거리두기 등을 하면서 현장참석 인원 수를 최소화하고 온라인(유튜브) 생중계 방송을 병행해 진행했다.

/특별취재팀=박시형(팀장)·김현경·박조아·박성준·주진희·유은실 기자

20일 서울 청파로 LW컨벤션센터에서 서울파이낸스 주최로 '제5회 에너지·탄소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센터에서 서울파이낸스 주최로 '제5회 에너지·탄소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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