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에너지·탄소 포럼 성료···"정책·시장·전문가 융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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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배출 적은 사회를 이끌 동력은 탄소금융"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신 파이낸스센터에서 '탄소배출권의 이해와 대응전략'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박성준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탄소배출권의 이해와 대응전략' 포럼이 개최됐다. (사진=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탄소배출권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면서 배출권 거래 시장은 과열되고 있지만 국내 탄소시장은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다. 탄소 저감에 금융의 역할이 대두된 가운데 경매시장의 형평성 문제 개선,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 등 정책과 시장을 아우르는 통합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파이낸스가 주최한 '제1회 에너지·탄소 포럼-탄소배출권의 이해와 대응전략'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참석한 유상희 한국탄소금융협회 회장과 김효선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에너지분과장, 전응철 코람코자산운용 대표, 박호정 고려대학교 교수, 김태선 에코시안 금융공학 리서치센터장은 탄소배출권 현황과 운용 방법, 국내 탄소시장의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은 2015년부터 산업별 탄소 배출량을 할당하고, 부족분을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다. 환경부의 탄소 감축대상 명단에 포함된 업체·기관들은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으면 비용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유상희 회장은 탄소금융의 역할과 국내 탄소시장이 부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유 회장은 "경제 시스템이 탄소제약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탄소배출에 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면서 "각 기업은 정부에 의해 할당받은 배출권과 저감 사업을 통한 상쇄배출권 등의 탄소자산을 보유하게 되고 리스크를 관리하게 되는데 탄소금융은 탄소제약적 사회를 이끌 발전 동력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국내 시장 모델이 된 유럽 탄소시장을 예로 들면서 보완해야 할 점을 설명했다. 2005년 개시된 유럽 탄소시장은 31개국 1만100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005년 배출량의 45%를 감축하기로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는 △시장 참여자의 제한 △주관 부처의 변경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 △탄소금융 상품과 서비스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유 회장은 "현재 시장 참여 중인 배출권 할당기업은 600여개에 불과하다"면서 "스왑(Swap), 레포(Repo) 등 파생거래기법들을 장내 거래에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포함해 탄소자산 위험 대비 옵션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효선 경제협력위 에너지분과장은 신북방정책과 탄소금융의 연계성을 사례로 에너지시장과 탄소시장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했다. 김 분과장은 "과거 남북 가스협력 등의 일로 유럽연합(EU) 집행부를 방문했을 때 독일 위원이 '당신들은 왜 인프라를 연결하려고 하냐'는 질문을 한국 대표단에 던졌는데 답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물리적인 연결망이 구축돼도 결국 시장이 연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북방 에너지협력을 통해 저탄소경제 기조에 맞춘 인프라 투자와 협력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분과장의 주장이다. 그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 비해 아시아 지역에는 제대로 된 공유시장이 없다. 탄소금융을 매개로 한국이 주도적으로 에너지 트레이딩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에너지전환 정책과 에너지 가격, 탄소시장 리스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응철 코람코자산운용 대표는 '외부사업인증실적(KOC)·탄소배출권(CER) 확보 방안 전략'을 주제로 '그린에너지 크리에이티브(GEC) 2030 펀드'를 설명했다. KOC는 기업이 외부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제거한 사업을 정부가 인증해 주는 것을 뜻한다. 저탄소인프라 사업 참여 기회를 국내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탄소배출 의무이행을 지원한다는 것이 해당 펀드 설립 목적이다. 

전 대표는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등 수익성과 확장성이 높은 새로운 시장을 중심으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우드 펠릿(Wood Pellet) 생산 및 공급, 폐기물에너지, 태양광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오매스 사업의 경우 다량의 배출권 획득이 가능한 기술로 우선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매스 발전이란 자연발생적인 물질을 대체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에 비해 중견·중소기업이 유리하다는 점, 연료가 안정적으로 조달될 경우 점검 시간을 제외한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현재 남태평양·동남아 저탄소사회 구현을 위한 필수 전력원이라고 전 대표는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바이오매스 발전과 이란 매립가스 사업 등은 개발 이후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국내 상쇄배출권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는 "특히 이란 사업의 경우 연간 약 300만t 이상의 탄소배출권 확보가 예상되며, 국내 KOC로 전환해 t당 2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정 교수는 '옵션방법론을 이용한 온실가스 감축사업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변동성이 증가하는 21세기에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에 시그널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가격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1990년대 말부터 존재했던 초처금리 현상인데 유가도 금융시장 상황과 맞물려 상승과 하락을 거듭했다. 특히 상품시장과 금융시장이 복합하게 얽힌 상태로 움직이는 것이 배출권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금융옵션 개념을 탄소감축 사업 방법론에 적용했다. 그는 기초자산을 구매하는 콜옵션에 신재생에너지 가격변동과 배출권 구매옵션을, 퇴출 옵션인 풋옵션에 노후 석탄발전소 퇴출, 원자력발전소 감축 등의 요인을 포함시켰다. 교환(대체)옵션에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하기로 했다가 미세먼지 요인으로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등의 요인을 예로 들었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는 배출권 거래 가격이 전력시장 가격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국내의 경우 발전사는 탄소 배출 후 추가 필요 시 배출권을 구매하고 사후 공식에 의해 정산받는 구조에 불과하다"면서 "투자은행에서 리스크 해소가 가능한 '아시아 옵션' 구조의 상품을 내놓는다면 많은 발전사들이 구매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 확보된 배출권에 대해 이월 혹은 판매가 가능한데 대다수 기업들이 미래 배출권 가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이월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암묵적으로 이월을 제한할 때가 있는데 이월 행위를 무조건 투기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현 상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자인 김태선 센터장은 경매·스프레드·이월을 중심으로 탄소배출권 시장 최적 대응전략을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탄소시장이 만들어진지 벌써 5년이 됐지만 시장은 여전히 수급불균형 상태"라면서 "1차 계획기간 때 나타난 문제들은 유동성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과 연간 변동성이 28%에 달하는 등 상당히 리스크한 행보를 보였다는 점, 장외거래 비율이 56%에 육박했다는 점 등이다"고 말했다. 

수급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헤 도입한 대안은 배출권 경매제도다. 올해 1월부터 유상 경매가 시작된 바 있다. 김 센터장은 "경매시장에는 상한밴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하한가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운영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3월 기준 14만500t이 유찰이 됐는데 낙찰 하한가 이하로 가격을 써낸 기업들은 물량을 받아가지 못했다. 이는 경매 수익금을 극대화한다는 정부 목표와도 맞지 않기 때문에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안정화물량(MSR)의 공급가격과 연계하거나 경매가에 대한 기준가를 설정한 뒤 상·하한 가격밴드의 설정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126개 업체 가운데 약 7%만 경매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한 경매가격 형성을 위해 담합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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