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한약사가 저탄소를 외치는 이유
[김무종의 세상보기] 한약사가 저탄소를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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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한약사(기린한약국 원장)는 저탄소 사회를 위해 서울시 식단을 바꾸는 등 불철주야 이산화탄소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한약사가 약만 팔아도 될 것 같은데 그는 왜 이런 노력을 하는 걸까.

그는 전설적인 록밴드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주도하는 저탄소 구현 글로벌 조직인 ‘미트프리먼데이(고기없는 월요일) 코리아’ 대표이기도 하다. 폴 매카트니는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토론회에서 지구온난화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기 없는 월요일’ 운동을 제안했다. 서울시 식단 중 일주일에 한번은 고기가 없는 채소 위주로 바뀌어 기후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를 줄이는 효과를 냈다. 이현주 원장은 오는 4월 22일(2019 지구의 날)에는 풀무원에서 라니 폴락 박사(하바드의대 생활습관의학 셰프코칭 책임자)와 함께 저탄소 식단을 소개한다. 영국의 한 통계는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하면 차 500만대가 운행하지 않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근래 극심해 지고 있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도 기후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석탄, 석유 등) 등에 기인한다. 이렇게 따지면 저탄소사회 구현을 위한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일반인들은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우리나라도 저탄소사회를 위해 관련 법규를 만들고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을 통제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개념을 도입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허용이상) 다른 곳으로부터 배출권을 살 수도 있다. 거래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으로 시장경제 매커니즘을 도입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은 금액 기준으로 2년 만에 10배 성장했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제1차 계획 기간(2015∼2017년)의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2015년 631억원이던 거래액이 2017년 6123억원으로 약 10배 상승했다. 거래가격은 첫 해인 2015년 t당 1만1007원에서 2017년 2만879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1차 계획 기간의 거래 종료일인 2018년 8월 9일 가격은 2만 2127원이다. 1차 계획 기간에 할당된 배출권(16억 8629만t)은 국가 전체 배출량(21억 225만t)의 80% 수준이다.

거래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배출권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경영전략상 전사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28%에 불과했다. 관련 법 준수 등을 위해 담당부서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작은 기업들은 아예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 이해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배출권은 시행 초기 활성화 등을 위해 무상으로 할당하는 경우도 많다. 철강, 반도체, 자동, 조선 등 일부 업종은 여전히 배출권 전량을 무상으로 받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것이다. 이 시행령 '제 14조 무상할당 업종의 기준'은 1. 무역집약도가 100분의 30 이상인 업종 2. 생산비용발생도가 100분의 30 이상인 업종 3. 무역집약도가 100분의 10 이상이고 생산비용발생도가 100분의 5 이상인 업종에 배출권을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포스코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7134만238tCO₂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이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46억7219만여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 한다.

앞으로 전도유망한 5G 통신 부문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당한 탄소배출권 확보가 필요하다. 탄소배출권은 외부사업을 통해 그만큼 비축할 수 있기에 통신사들은 해외에서 저탄소 관련 사회공헌성 사업을 하기도 하다.

탄소배출권은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소위 ‘탄소금융’은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자원(세계은행 정의)으로, 증권 등 금융사들은 관련 펀드를 만들고 투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저탄소에 기여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산업은 물론 향후 금융 등 각 분야에 영향을 미칠 저탄소 논의를 위해 오는 4월4일 서울파이낸스 주최로 ‘제1회 에너지·탄소 포럼’이 열린다(서울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 오후 2시). 관심있는 분들은 무료행사를 통해 저탄소 관련 정보를 접해볼 만하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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