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전세난 해소 기대 아직 일러"
쌓이는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전세난 해소 기대 아직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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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10월 저점 찍고 3개월 연속 적체
고점 찍는 전셋가격에 매매 이동 수요 늘어나
"비수기·입주량 감소 탓···안정세 평가 이르다"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잠실 주공아파트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최근 전세시장 매물에 이상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극심한 전세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매물은 3개월여간 꾸준히 적체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너무 올라 임차 수요 임계치를 벗어나 매물이 적체되고 있다고 분석하는 한편, 매물이 쌓였다고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한다

22일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으로 집계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1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연내 최저점인 8313건과 비교해 140% 상승했다. 전세 물건은 지난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꾸준히 4만5000~5만건에 달하는 등 많은 물량이 거래됐지만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시발점으로 9~10월 바닥을 찍었다.

그러나 같은 달 곧바로 1만건을 회복한 뒤 11월 1만3700여건, 12월에는 1만7000여건까지 쌓이다가 이날 기준 2만건까지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8월 중순 1만건대로 진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처럼 전세 매물이 저점 대비 늘어나고 있는 까닭은 최근 빠르게 치솟은 전셋값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브부동산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5억620만원으로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7월(4억6931만원)과 비교해 9770만원이 올랐다. 임대차법 도입 이전 5년(2015년11월~2020년7월)간 상승분(9722만원)보다도 높다. 특히 강남3구(서초·강남·송파) 전세 시세는 9억원도 넘어섰다.

이에 반해 전세 대출로 메꿀 수 있는 금액은 서울보증보험을 통한 5억원이 최대 금액으로, 자기자본금을 과거와 비교해 최소 억단위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설상가상 정부는 지난해 11월 급증하는 가계대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1억원을 초과해 신용 대출을 받아 1년 이내 집을 산 경우 대출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결국, 수요자들은 '영끌(영혼을 끌어모음)'로 전세 자금을 마련하느니 차라리 매매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전셋집이 나가지 않는다는 집주인의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반대로 세입자들은 높아진 전셋값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경기 부천시 중동에 사는 30대 박 모씨 역시 최우선은 매매로 집을 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올해 결혼을 앞두고 근무지를 고려한 서울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돌아보고 있지만, 전셋값은 높아도 너무 높다"라며 "차라리 조금 더 무리해서라도 매매로 집을 구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신혼부부가 최대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5억원의 전세대출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수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현재 전셋값 수준에서는 서울 전셋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서울 주요 입지에 위치한 주택의 전셋값이 굉장히 높아지면서 하위 지역의 매매가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셋값 상승 추세가 71주째 이어지는 등 여전한 데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매물량, 줄어드는 입주물량, 계절적 비수기 등을 고려하면 전세 시장이 안정화된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란 평가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제도 개선에 따른 출현 매물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한국부동산원에서도 여전히 전셋값은 상승 곡선을 보여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면서 "가격 면에서도 안정을 보여야 하므로 적어도 올해 봄 이사철까지의 흐름을 지켜봐야 추세의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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