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결산上] '두더지 잡기式' 규제에 전국이 '풍선'···서민은 '한숨'
[부동산 결산上] '두더지 잡기式' 규제에 전국이 '풍선'···서민은 '한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맷값·전셋값 신고가 '행진'···한 해 부동산 대책만 6번
'규제→풍선효과→규제→풍선효과'···역풍만 불러온 꼴
세입자 안정을 위한 '임대차법' 되레 전세난 가중시켜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은 극심한 혼란 속 급등세가 이어진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던 현 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만큼 초저금리·넘치는 유동성에 집값은 요동쳤다. 특히 '두더지 잡기'식 규제에 전국으로 '풍선효과'가 확대된 것은 물론 임대차2법으로 매물은 급격히 줄면서 극심한 전세난이 빚어졌다.

급등세가 가라앉지 않자 정부는 연신 공급대책을 꺼내 들며 충분한 공급을 마련하겠다고 시장에 신호를 보냈지만, 규제로 얼룩진 시장은 되레 역행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14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4.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0.37% 집값이 역성장한 것과 비교해 상승 전환한 것은 물론 지난 2011년 5.99% 상승한 이래 10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치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2.44% 올라 지난해(1.24%)와 비교해 오름세가 2배가량 높다.

연초 정부는 서울 아파트값과의 전쟁에서 승기를 보이는 듯했다. 지난해 말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를 필두로 금융·세제·청약 등을 총망라한 규제의 칼을 빼들었고, 이는 곧 효과로 나타났다. 주택 대출을 틀어쥐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전역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경기 침체 우려까지 맞물리며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월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뒤 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자금이 시중으로 흘러들어오면서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집값이 뛰는 풍선효과가 빠르게 번졌다. 풍선효과는 수도권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적으로 천천히 확산됐으며 정부는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다주택자 세제 강화 등의 강력한 규제 내용을 담은 6.17 대책, 7.10 대책을 발표했다. 초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여전히 가파르게 뛰었고, 시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잠재우기 위한 8.4 공급대책도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국 천정부지 치솟는 집값에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들까지 '패닉바잉'(공황구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 주택 매수에 나섰고, 시민들은 "결국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를 지칭하는 말로, 아직 집을 사지 못한 평범한 시민들을 낮잡아 빗댄 표현)'로 살 수밖에 없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전세시장도 올해 기록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전셋값(14일 기준)은 4.15% 상승했는데 현재 상승세를 고려하면 지난 2015년(4.73%)을 넘어 2011년(11.15%) 이래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장까지도 예상된다. 서울 역시 전셋값의 상승 추세가 상반기(0.98%) 1%가 채 되지 않았지만, 하반기 들어 2.29% 상승하는 등 오름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셋값의 오름세 역시 복합적이나 가장 큰 요인은 임대차3법(전월세 신고제·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말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3법 가운데 신고제를 제외한 2법이 먼저 도입됐는데 역설적으로 현재의 전세난을 빚어내고 말았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계약 기간이 2년 늘어나면서 전세 물건은 급감했고, 5% 이내에서만 보증금을 올릴 수 있게 된 집주인들은 미리 보증금을 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기존 저금리에 다른 금융비용 저하로 전세대출이 용이해졌고, 3기 신도시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대기 수요도 맞물려 있다. 6.17 대책에서 추가된 재건축 아파트 '실거주 2년'도 전세 매물을 줄이는 데 일조했으며, 취득세·종부세·양도세율 인상 등 다주택자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올리고 내년 인상한 세 부담이 적용되기 전까지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전세난은 매매시장까지 자극하고 있다. 전셋값이 급등하고 매물은 사라지면서 전세시장의 경쟁에서 밀려난 수요가 일부 주택 매수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떠받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결국 정부는 향후 2년동안 수도권에 11만4000호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11.19 전세대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46만호의 주택이 공급된다"며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올 한 해 부동산 시장은 '총체적인 난국'이었다"라며 "매매시장은 연초 안정화될 뻔했지만, '서울권역→수도권→지방 광역시→중소도시'로 불길이 점차 확산돼 상황이 더욱 악화됐고, 전세시장 역시 임대차법으로 전세난을 가중시키며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지는 않을지 우려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