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떠밀린 한은···0%대 금리시대 직행
코로나19에 떠밀린 한은···0%대 금리시대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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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0%대 금리...엄중한 시장인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p 전격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가보지 않은 길'인 0%대 금리 시대로 직행한 것이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인 이주열 총재의 소집으로 이날 오후 4시30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이처럼 전격 인하했다. 한은법에 따르면 임시 금통위는 의장(총재)을 비롯한 2명 이상의 금통위원이 요구하면 열린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 영역에 들어서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이 고조되고 실물경제 위축이 빠른 속도로 심화하는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이 기간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으로 전환했고,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후 가장 큰 충격에 휩싸였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0)금리' 수준으로 전격인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연준은 연방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앞서 지난 3일 기준금리를 기존 대비 0.5%p 내린 데 이어 이날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해 3월에만 총 1.5%p의 금리를 인하했다.

아울러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상당 기간 지속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 부문에 복합적인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가 'V'자 회복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금리를 내린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0.50%p 인하)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0.75%p 인하) 두 차례뿐이다.

중앙은행의 금리결정은 동일한 금리 변경이라고 하더라도 정례 일정을 준수하는 것과 임시로 긴급히 대응하는 것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임시로 금리를 내린다는 의미는 한은이 판단하는 상황 인식의 수위나 강도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시장에 전해지는 메시지의 영향력도 더 강력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지난 통화정책방향 결정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완화적 통화정책 확대를 통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그 영향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등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확대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성장과 물가에 대한 파급영향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만큼 앞으로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해 거시경제의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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