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성장률 2.1% 못 미칠듯···숫자 제시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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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금리 동결 적절한 판단···지금이 적기" 실기론 일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우승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국내 경제전망에 대해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애초 전망한 숫자(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임시 금융통회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p 전격 인하했다. 이후 이 총재는 기자 간담회에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진 점이 이번 금리인하의 주된 배경임을 설명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의 하방압력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숫자(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전망은 현재로서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가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재정정책의 확장적 운용 등까지 고려한다면 이 시점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한은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하방리스크와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금리인하로 선제대응했어야 했다는 금리 실기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금 판단해도 2월 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며 "당시 금리인하를 했더라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고려해) 오늘 금리를 인하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나라 주요국이 금리조정을 해 지금이 오히려 금리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타이밍은 지금이 더 적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내릴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상황이 금융위기에 준한다고 판단해 빅컷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인지, 상황이 나빠질 경우 유동성 공급 계획이 있는지.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봤는지. 

△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소위 코로나19의 확산에 강도, 속도가 저희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빠르게 훨씬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경제 활동 위축의 정도가 당초보다 크고 그것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영향도 장기화 할 것으로 봤다. 그 상황에서는 취약부분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서 이들의 차입비용을 가능한한 큰 폭 낮출 필요가 있겠다.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겠다 판단을 한 것이고, Fed가 150bp 내려 상당히 빠른 행보를 보였고 많은 주요국들의 금리인하도 이어졌다. Fed의 큰 폭 인하가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하겠다. 

경제전망은 앞서 2.1%로 내놓은바 있다. 3월이 정점이 되고 이후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고 그때는 코로나19 확산정도를 이렇게까지 전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줄은 예상 의외였다. 이런걸 감안해 보면 당초 전망했던 숫자보다는 낮아지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 숫자를 현재 전망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가 현재 언제 진정될 것인지 전망이 가능해야만 하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성장경로를 수치화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고, 그 자체가 현재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지난번 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는 말씀을 드린다. 

2008년에 30조원을 시중에 풀었다고 하는데, 이 규모와 비교하는 것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그 과거 어느때보다도 크고, 엄하다고 할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금은 아직까지 금융기관의 금융중개 기능이 별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으나, 실물경제가 고조된다던가 해서 그야말로 기업들이나 가계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애로를 겪는 그런 상황은 방지를 한다고 할까요. 저희들이 유동성 자체는 30조원이든 20조원이든 단정할 수 없으나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게 유지할 생각이다. 

-연준이 금리를 낮추면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시는 지. 또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 나설 가능성 남았는지,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금융시장 전반은 약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미국 신용시장 위협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 하나의 예를 들어 숫자로 말씀을 드리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에서 회사채 시장 규모가 10년동안 50% 증가해서 2019년 10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확대됐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회사채 스프레드와 CDS스프레드가 전년말에 비해 두배이상 확대됐다. 회사채 시장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는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본다.

전체 회사채 시장의 50%에 해당하는 트리플B 투기 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그럴경우 상당히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를 하는 등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고 본다. Fed의 완화정책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만, 기대대로 갈지는 지켜봐야겠다. 

통화정책 여력이 있느냐 그 질문인데, 여력을 말씀하실 때는 실효하한을 두고 질문을 하신 것 아닌가.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기는 곤란하니까. 그런데, 사실 실효하한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화, 주요국 정책 금리의 변화 이런 것에 따라서 뭐랄까 가변적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한은으로서는 그런 여러가지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서 모든 수단,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린다. 

그리고 주요국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공급했는데, 채권시장이 약세인가에 대해서는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주요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계속 불안해 하는 것은  통화정책 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첫번쨰로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번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깔려있다고 본다. 주요국 정부와 주요국의 정책대응과 공조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한미 통화스왑 관련 검토한 적 있는지, 외환 달러 스왑에서 달러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저희들이 국내 외환시장에 불안해졌을 때 한미 통화스왑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외환 건전성이 낮아질 경우에 미국과의 통화스왑은 상당한 안전판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더 이상 이 자리에서 스왑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언급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충분한 안전판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린다. 

스왑시장에서 달러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고 했는데, 최근 스왑이 급락한 것으로 미 달러와 자금시장의 조달 여건이 이전보다 나빠졌고 CDS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기관투자자들의 단기적인 외화자금 수요가 확대하는 게 함께 작용해서 나온 현상이다.

현재 국내 은행 외화자금 조달 과정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떄문에 스왑시장이라던지 외화자금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 

-한은의 금리인하로 외인자금 유출 우려가 더 큰 상황에서 외환시장을 안정화시킬만한 다른 대잭이 있는가. 

△금리인하로 자금유출 우려, 원·달러환율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무엇보다도 안전자산 선호, 투자심리에 상당히 영향을 받고 있다. 또 미 연준이 대폭 금리를 내렸기 떄문에 금리인하에 따른 환율상승, 자금유출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지만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예상외로 상황이 흘러갈 가능성을 늘 우려하고 있어 이런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실효하한은 기술적으로 말씀드리면 실효하한의 기준을 자본유출로 삼느냐, 유동성 안정을 기준으로 삼느냐, 어떻게 추정하냐에 따라 다르게 마련인데, 이 실효하한이 Fed의 조정폭 만큼 1대 1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씀드린다. Fed의 금리인하가 실효하한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폭 만금 실효하한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씀드린다.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비판이 있다.

△지금 판단해도 2월 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본다. 확진자수가 그때 급증했던 시기다. 2월29일 피크를 이뤘다. 그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취약부분에 대한 미시대책이 그 당시는 훨씬 효과적이었다.

당시 금리인하를 했더라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보다 지금 상황이 더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시장상황이 더 엄중하다. 그런 인식을 금통위가 하고 있었다고, 제로금리까지 못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타임리하게 시점을 잘 골라야 겠다.

소위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언급을 했다. 오늘 금리를 인하했다. 그 사이 과정을 보면 저희들이 아직 단정할 수 없으나, 확진자 급증세가 많이 꺾인 상황이다. 다른 나라 주요국이 금리조정을 해 지금이 오히려 금리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판단을 했다. 그래서 실기론이라는 것은 그것은 잘 짚어 보시면, 타이밍은 지금이 더 적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할 것이다. 

-오늘 임시 금통위와 관련해 다른나라 중앙은행과 공조에 관한 금리인하인지.

△금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직접적으로 하는 공조는 없었다. 통화정책의 성격상 직접적인 협의를 할 사안은 아니다. 자기네 나라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고. 특히 비중이 큰 나라들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타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공조라고 해서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협의를 하는 사안은 아니다. 통화정책은 자국의 상황에 맞춰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전망과 관련 지난달 금통위 때 3월에 정점을 찍고 진정된다는 가정에 변화가 있는지, 앞으로 부동산시장 대응방안은? 

△시나리오에 대한 전제가 바뀐 것 아니냐고 질문하셨는데, 지난 금리동결 상황은 한국의 상황이 상당히 악화된 상황이긴 했으나,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상황이었다. 그때는 그쪽에서 잘 통제가 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에 피크가 되지 않겠냐 봤던거구요.

그런데 3월 들어서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속도, 강도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세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훨씬 높아진 게 사실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때보다 높고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도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2월 금통위보다 하방리스크가 더 커졌다. 그것이 이번 금리 결정을 하는데 가장 밑바탕이 됐다. 

부동산은 저희가 정책 결정을 할 적에 늘 고려하는 요인이다. 지난번에도 늘 말씀드렸다 싶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가계의 차입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연결될 것이고 그러면 주택 수요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주택 가격은 금리 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도 워낙 같이 작용을 한다. 정부정책, 경기 상황, 교육정책과도 연결된다 할 정도로 주택 가격 영향 미치는 요인은 많다. 주택의 공급은 정부가 노력을 일관성있게 추진을 할 것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국내 실물경기도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세를 나타내긴 어렵지 않냐고 본다. 저희가 보는 것은 상황이 잘 진정되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서 경기가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을 저희가 안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단기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본다.

실물경기에 미치는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취약 부문, 소위 자영업자 서비스업이 특히 많은데 그런 업체, 기업에 대한 생명력이라고 할까 생존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우선돼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지난 금통위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리인하보다는 직접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셨다.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하다는 의견도 많다.

△그 시점에서는 취약부분에 대한 지원책이 더 시급하다 말씀을 드렸고, 취약부분에 역점을 둬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도 바뀐 것이 없다. 실물경기에 대한 충격정도가 글로벌 팬데믹 현상으로 발전하면, 지속기간은 더 오래될 것이라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미시적인 정책과 함께 통화정책을 통해서도 실질적인 대응능력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금리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만, 이 시점에서는 미시적인 대책도, 실질적인 차입비용을 낮추는 것이 충격을 낮추는 것이 대응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달에 예정된 4월 9일 금통위는 하나? 

△금통위는 지금으로서는 예정대로 할 계획이다.

-재정정책과 관련해 금리인하로 폴리스 믹스 효과에 대해서. 

△폴리스 믹스가 지금 이 시점에서 내리는 것이 훨씬 타이밍이 좋다. 경제 심리가 많이 좀 낮아진,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중앙은행 다 합쳐서 적극적으로 대응 해야한다는 기대가 있다. 아무래도 단발적으로 금리가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추경이 내일로 예정돼 있는데, 확정이 되고 정부와 의회가 코로나 바이러스 퇴출을 위한 의지를 보인다면 불안심리를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국내외에서 더 악화될 경우 한은이 추가적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카드를 얘기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재정이 우선적이며, 재정의 영역으로 본다.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것, 금융 시장이 고조되면서 중개기능을 못한다던가 건전성이 낮아진다던가에 대한 대비한 대책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는 금융 중개기관이라던지 자금조달 등 그런 상황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시중 유동성을 충분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긴 호흡으로 상반기 중 통화정책의 흐름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지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보면 과거하고 다른 점이 있다. 통화정책 방향은 의결문에 나와있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완화해 나갈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의 앞으로 흐름에 대한 금통위의 스탠스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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