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권 `철새 설계사' 1만명 넘는다
보험권 `철새 설계사' 1만명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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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 수수료만을 좇아 이 보험사 저 보험사 옮겨 다니는 이른바 `철새 설계사'가 한해 1만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2회 이상 소속 회사를 옮긴 보험 설계사는 총 1만6천39명으로 전체 설계사의 3.2%에 달했다.

3회 이상 회사를 옮긴 설계사도 2천228명에 달했으며, 심지어 일년에 12번이나 이직한 설계사도 있었다.

문제는 철새 설계사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년에 2회 이상 이직한 설계사는 2005년 3천600여명에 불과했으나, 2007년 7천200여명, 2009년 1만6천여명으로 4년 새 무려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는 보험사나 대리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등을 약속하며 설계사를 스카우트하는 관행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험사가 아닌 독립 대리점에 속한 설계사들의 이직 문제가 심각했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 중 1년에 2회 이상 이직한 설계사는 전체의 1.5%에 불과했으나, 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무려 6.7%에 달했다.

철새 설계사는 보험 가입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설계사가 다른 보험사나 대리점으로 떠나면 그 설계사가 맡고 있던 고객은 이후 아무런 계약 관리를 받지 못하는 이른바 `고아 계약자'로 전락하고 만다.

더구나 보험 계약은 오래 유지할수록 좋은 법인데 철새 설계사들은 회사를 옮긴 후 자신이 맡던 고객들을 부추겨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새 보험을 들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생명ㆍ손해보험협회는 이에 따라 보험 설계사들의 이력을 관리하고 업계가 공유토록 하는 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조연행 사무국장은 "철새 설계사는 보험업권에 만연한 고질적인 문제로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선지급 수수료 폐지, 설계사 이력 관리 등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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