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중동 리스크에 천정 뚫린 환율···1400원 '가시권'
[주간환율전망] 중동 리스크에 천정 뚫린 환율···1400원 '가시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란 보복공격에 국제유가 장중 87달러 돌파···달러인덱스 105.7
물가쇼크, 경제지표 등에 후퇴한 금리인하 기대···인상 가능성도
예상밴드 1380~1390원···중동발 리스크와 당국 개입 등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결국 1380원을 넘어섰다. 지난주 미 물가쇼크로 인한 강달러 압력이 확대된 데다, 중동지역 확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급등한 국제유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15~19일)은 상승세를 보이며 1380~1390원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긴축경계감이 강화된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다만 당국 개입 경계감과,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 등은 상단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6.6원 오른 달러당 1382.0원에 개장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 8일(1394.6원, 고가) 이후 최대치다. 주말간 NDF(연외선물환) 시장에서 환율이 1385원을 돌파했던 만큼 예상과도 부합한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52.2원으로 출발해 1375.4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주중 발표된 3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돈 상승률을 기록, 미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단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비달러 통화의 약세에 기반한 달러 강세 흐름이 강화됐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중동리스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한 공습을 감행한 것이다. 이는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의 보복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이란에 재보복 의지를 표명하며 본격적인 확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중 87.67달러까지 상승했으며, 5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92.18달러까지 상승했다. 반면 뉴욕증시 3대지수가 1.24~1.62% 하락 마감했으며, 달러인덱스가 105.76선을 돌파하는 등 위험회피심리가 확산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연준은 확실한 자신감을 얻기 전까지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금리인하 횟수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공개된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 위원 대부분이 강한 물가지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리가 오히려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상(25bp)에 돌입할 것이란 시장관계자가 40.9%로,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미국 경기지표의 강세가 이어질지도 변수다. 이번주 주요 이벤트를 살펴보면 오는 15~16일(현지시간) 미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등이 발표된다. 17일에는 유로존 CPI가, 18일에는 미국 주택판매 등이 예정됐다.

이 중 미국 3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상승, 2월(0.1%)에 비해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소매판매는 0.4%를 기록, 2월(0.6%)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1분기 GDP 역시 4.6%로 예상, 올해 목표치(5%)를 하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종합하면 이번주 외환시장은 중동지역의 확전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유지된 가운데, 달러와 유가에 취약한 원화의 특성상 추가 강세 여부에 따라 14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다만 급격한 환율 상승세를 경계한 정부의 개입 경계감과 해당 레벨을 고점으로 인식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유입 등은 환율 상단을 제한할 재료로 작용한다. 이번주 환율은 상방압력이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1380~139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70원~1395원

주말간 미국채 수익률은 진정세를 보였지만, 중동지역 무력 분쟁 확산 우려에 위험선호가 축소됐고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이번주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유가 상승 우려, 미연준 긴축기조 연장 전망 등 달러 강세 재료가 많아, 환율의 상승 우위 흐름이 전망된다.

다만 일본, 중국 등 주요 아시아 통화 약세로 인한 당국 개입 경계감과 고점 인식 수출업체 네고물량 출현 가능성에 상단이 제한돼 강보합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조업경기 반등 속 원화 약세 압력이 완화되고 있어, 최근 탄력 받은 환율이 진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 : 1370~1400원

최근 환율 상승세를 보면 펀더멘탈 대비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다고 보인다. 중동리스크 측면에서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반대로 하락할 여지도 크다. 변동성이 큰 만큼 상하방으로 열려있는 모양새다.

국제유가도 중동쪽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만큼, 현재 레벨에서 상승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340~1400원

이란의 대이스라엘 보복 공격 이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여부를 상징하는 유가 추이가 이번주 글로벌 외환시장에 최대 변수다.

만약 이번 사태가 유가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 추가 강세는 물론, 원화의 추가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국과 이란은 추가 충돌을 경계하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의 또 다른 대이란 보복 공격 여부가 변수다.

원화 가치가 유독 유가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은 유가 흐름에 달려 있다.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 실시 여부도 주목되는 한주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