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5년만에 현장 경영···어려운 경영환경 속 임직원 격려
김승연 회장, 5년만에 현장 경영···어려운 경영환경 속 임직원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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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R&D센터 방문 이어 프로야구 홈 개막전 관람
임직원 격려 위한 방문···실무는 김동관·동원·동선 등 3형제가 지속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센터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센터를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면적인 경영활동에 나섰다기 보다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의도로 파악된다. 

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를 방문했다. 이날 김 회장은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고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 캠퍼스는 발사체 전 분야의개발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발사체 개발센터다. 

김 회장은 이날 연구원들과 간담회에서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되었다"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 단독협상자 선정을 축하하면서 이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아 우주시대를 앞당겨 미래 세대의 희망이 될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같은 날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해 한화이글스의 홈 개막전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날 김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한 것은 무려 5년5개월만이다.

김 회장은 야구장 외에 사업장에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난 것도 약 5년여만이다. 그동안 한화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 3형제가 경영을 도맡아왔다. 최근까지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이나 재계 인사 모임에도 김동관 부회장이 참석해왔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사실상 경영승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김 회장은 72세 고령인데다 한때 건강이상설까지 제기돼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재편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김 회장이 건재함을 드러내면서 그룹 내에서 김 회장의 영향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갑자기 현장경영에 나선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만큼 임직원들의 의지를 다지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열악한 경영환경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라는 말처럼 한화의 그레이트 챌린저들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또 다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화는 우주산업이나 배터리, 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임직원들의 사기를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해 한화는 매출 53조1348억원, 영업이익 2조4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42%, 1.78%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해 한화이글스와 KT위즈의 홈 개막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방문해 한화이글스와 KT위즈의 홈 개막전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화는 건설 부문의 깜짝 호실적과 이차전지·태양광 장비의 수주 물량 확대로 모멘텀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다만 석유 시황의 악화로 글로벌 부문 실적이 다소 줄었으며 연결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도 30% 이상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한화가 힘든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은 상저하고 올해 전체 외형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의 감익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별도 부문의 이익 증가가 제한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제외한 연결 자회사 대부분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에 대해서도 "별도 부문의 영업이익이 감익하는 가운데 연결 자회사들 대부분 전년동기비 감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과 모멘텀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건설부문의 공사원가 상승 영향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직접 경영 현장에 나서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을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했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김동관 부회장이 조선과 태양광, 배터리 사업을 챙겼으며 김동선 전무도 한화로보틱스에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 실무적인 부분과 대외업무는 김동관 부회장이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의 현장경영은 미래 신사업인 발사체 사업을 직접 둘러보려는 의도"라며 "김동관 부회장이 잘 이끌고 있는 만큼 직접 사업에 관여하지는 않을 듯"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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