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CPI 상승에도 증시 '반등'·6월 금리인하론 '견고', 왜?
[초점] 美 CPI 상승에도 증시 '반등'·6월 금리인하론 '견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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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CPI·근원CPI 각각 3.2%, 3.8%···시장 예상치 상회
물가 반등에도 상승한 증시···추세적 물가둔화 유지돼
시장, 금리인하 전망 유효···"분기별 1회 인하 예상"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48% 오른 2694.71로, 코스닥지수는 0.3% 오른 892.41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48% 오른 2694.71로, 코스닥지수는 0.3% 오른 892.41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오히려 증시가 상승하고 금리인하 전망이 굳건해진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견조한 물가오름세에도 추세적 둔화흐름이라는 대전제가 유지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6월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분기별 1회씩 총 3회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전월 대비 0.4%씩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1월 상승률(3.1%, 0.3%) 대비 0.1%포인트(p)씩 확대된 수치다. 이는 시장 예상치(3.1%, 0.3%)를 웃돈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8%, 전월 대비 0.4%씩 상승하며, 시장 예상(3.7%, 0.3%)을 웃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1월(3.9%)과 비교해 둔화됐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이 확인됐다.

◇물가 쇼크에도 흔들림 없는 시장···"추세적 둔화흐름 변함 없어"

주목할 점은 시장 반응이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61%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12%, 1.54%씩 올랐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오라클의 실적 호조와 엔디비아의 주가 반등 등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151%로 전장 대비 1.28% 증가했으며,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586%로 1.11% 올랐다. 상승세가 확인됐지만, 지난 1·2월과 비교하면 그 폭이 제한적이란 평가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이번 물가쇼크가 추세적 물가둔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CPI를 살펴보면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에너지 관련 물가다.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하락하던 에너지 물가가 2월에는 2.3%나 급등한 것이다. 다만 3월 들어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물가를 둔화시킬 재료다. 전월 대비 0.5%나 상승한 중고 자동차 가격 역시 이달 들어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반면 1월 물가상승세를 견인한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3% 상승에 그치며, 1월 상승폭(0.63%)을 밑돌았다. 연준이 주목하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식품·에너지·주택비용 제외 물가)도 전월 대비 0.47% 상승, 1월(0.85%)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됐다.

여기에 2월 고용지표에서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둔화됐음이 확인된 점을 고려할 때, 이달 CPI 상승률이 2월에 비해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추세적인 물가 수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전제에 변함이 없는 셈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이 다소 정체됐지만, 시장이 우려한 인플레이션 재반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세를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그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임대료와 임금 등이 둔화되고 있음은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6월 금리인하 전망 '유지'···연내 3회 인하 '유력'

2월 물가쇼크 여파가 제한적으로 나타나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 역시 유지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선물시장에 반영된 가장 유력한 금리인하(25bp) 시점은 6월(60.8%)이다. 전장과 비교해 2.8%p나 상승하는 등 오히려 금리인하 기대가 강해졌다.

또한 올해 연준이 세차례 인하(75bp)를 통해 기준금리를 올해 말 4.5~4.75% 수준까지 낮출 것이란 전망도 유지됐다. 해당 시나리오대로면 연준은 남은 분기별로 1회씩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디스인플레이션이 정체되며 상반기 중 뚜렷한 물가 둔화세가 나타나기 어려워졌다"며 "다만 근원 CPI는 6월까지 3%대 초반으로 둔화될 것이며, 근원 PCE는 좀 더 나은 궤적을 보여줄 것이다. 상반기 내 연준의 금리인하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눈높이는 지난 한 달간의 기대 조정을 통해 6월 첫 인하 및 분기별 1회 인하로 크게 낮아졌다"며 "이는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의 최근 발언을 통해 확인된 컨센서스와도 비슷하다. 향후 FOMC 리스크가 낮아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월 고용지표에서 확인된 것처럼 향후 실업률이 4%를 상회하고 지속 상승할 경우, 시장의 시나리오보다 금리 인하 횟수가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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