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위협적"···EU,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시점 미루나
"中 전기차 위협적"···EU,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시점 미루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U집행위, 관련 논의"···자국 산업 보호 위해 일관성 훼손
세계 1위 BYD, EU 장벽 뚫기 위해 공세·현지 공장도 설립
"2025년 출시 폭스바겐·르노 저가형 전기차에 부담 될 것"
합성연료 e퓨얼을 주입하는 모습 (사진=포르쉐)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시점이 연기될 수도 있다."

30일 오토모티브뉴스유럽에 따르면 루츠 메쉬케 포르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신형 마칸 출시행사에 참석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 후퇴하는 인센티브, 턱 없이 부족한 충전소 등을 이유로 전기차에 강한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메쉬케는 "EU집행위원회에서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두고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전기차를 꺼린다면 인센티브를 확대 적용하거나 내연기관에서 지속 가능성을 찾는 등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포르쉐는 내연기관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해 재작년부터 라틴아메리카 칠레에서 친환경 내연기관 합성연료인 e퓨얼을 생산하고 있다. e퓨얼은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은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섞어 생산한 유사 휘발유라는 평가받는다.

독일 정부는 포르쉐의 이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 속에서도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산업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로 지난해 EU에 e퓨얼 사용 허가를 강력 요구했다. EU집행위는 독일의 요구가 타당하다고 보고 e퓨얼만은 2035년 이후에도 쓸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는 포르쉐 CFO의 발언에 대해 "독일과 EU가 비야디(BYD), 현대차 등 전동화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업체들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일관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YD 전기 세단 씰 핀란드 출시 현장 (사진=BYD)

실제 EU는 회원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위협이 되는 수입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EU집행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산 전기차 대비 20%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속 지급할 경우 2025년 점유율은 지금의 8%대에서 15%대로 오를 수 있다"면서 "이는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영향력 감소와 고용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중국산 전기차만큼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는 BYD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꺾고 처음으로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른 이 업체는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자 유럽을 넥스트 차이나로 삼고 세일즈·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BYD는 EU집행위의 보조금 지급 중단을 피하기 위해 헝가리에 전기차 신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BYD 홍보 부문 총책임자 리 윤페이는 "헝가리는 낮은 인건비를 토대로 최근 유럽 내에서 배터리 분야 투자 유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라면서 "EU의 법률을 준수하며 신공장 설립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BYD의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에 대해 "BYD는 신차 가격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2025년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는 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