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갈아타기' 선점경쟁 치열···인터넷은행, 새 먹거리로 낙점?
'주담대 갈아타기' 선점경쟁 치열···인터넷은행, 새 먹거리로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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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낮은 금리로 주담대 대환대출시장 공략
안정성·건전성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 기대
중·저신용자 대출 '뒷전'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사진=각 사)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온라인에서 손쉽게 아파트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가 지난 9일 출시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들이 낮은 금리를 앞세워 주담대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안정성과 함께 건전성을 꾀할 수 있는 주담대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일각에선 인터넷은행의 본래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출'은 뒷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는 지난 9일 출시된 이후 4일 만에 1조원이 넘는 신청이 몰릴 정도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담대 차주들이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데다, 은행간 경쟁 탓에 금리를 낮추는 효과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대환 최저 금리는 모두 3.50%로 4대 은행의 최저금리(3.67~3.83%)보다 낮다. 시중은행 역시 인터넷은행보다 높지만, 신규 주담대보다 낮은 역마진을 감내하며 3%중후반대 금리로 맞대응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낮은 대환 금리를 제공하면서 예상대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개시 첫날 대환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날 조회 건수는 전월 일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수요가 몰리는 오전 9시에 접수가 마감되더라도 수시로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도 주담대 대환대출로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한 첫날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조회 건수는 평소의 3배 이상 늘었다고 케이뱅크 측은 설명했다.

안정성과 건전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주담대 대환대출 시장은 기회일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중을 준수해야 불이익을 받지 않는데, 문제는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부실 우려가 높기 때문에 연체율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반면 주담대의 경우 신용대출보다 연체 위험이나 손실 부담이 적기 때문에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더구나 주담대 비중이 올라가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비율도 개선돼 인터넷은행에 유리하다. BIS비율은 부실채권 등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다.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이 위험도가 낮게 평가돼 담보대출이 늘어나면 분모가 작아져 BIS비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규제가 완화된 만큼, 주담대 확보를 위한 인터넷은행들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27일 '2024~2026년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공급계획'을 통해 앞으로 3년간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잡았다. 올해 말까지 채워야 되는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가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 제각각이었지만, 금융당국이 의무비중 기준을 낮추고 일원화한 것이다. 여기에 이달 31일부터 시작되는 전세자금대출의 대환대출 서비스도 인터넷은행엔 또다른 호재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에만 집중한 나머지 본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포용'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에 미달해 포용금융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한 곳은 카카오뱅크 뿐이다. 카카오뱅크는 30.1%로 목표치인 30%를 달성했지만,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28.1%(목표치 32%)와 32.3%(목표치 44%)로 목표치에 미달했다.

인터넷은행은 비대면 주담대를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포용금융'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을 안정적으로 취급하려면 기본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주담대 확대가 안정성 확보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대출 절차가 편리하다는 인식 때문에 이번 서비스로 주담대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중·저신용 대출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인터넷은행들이 더 공격적으로 주담대를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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