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금리 하락세에···주담대, 두달 만에 3%대 진입
은행채 금리 하락세에···주담대, 두달 만에 3%대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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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5년물, 6개월 만에 최저치···6개월물도 하락세
美 금리인하 기대감 커져···물가 등 변동성 확대 요인 多
국내은행들의 지난해 이자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출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영끌족들이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채와 대출금리도 일단 하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달만 해도 최저 연 4%대였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는 2개월여 만에 현재 연 3%대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물가 상승 등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이번 금리 하락이 일시적 추세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5일 4.06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2일(4.038%)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0월 26일 4.810%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 달여 만에 금리가 약 0.74%p(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은행채는 3%대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채 5년물이 떨어지면서 연 7%를 향해 오르던 주담대 고정금리도 하락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는 연 3.76~6.019%로 집계됐다.

고정금리 하단이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최고금리도 10월 말 6.5% 수준까지 올라 곧 7%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는 이보다 0.5%p 낮은 6% 초반대를 기록, 5% 진입을 앞두고 있다.

변동금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5일 3.966%를 기록, 전 거래일(3.980%)보다 0.014%p 떨어졌다. 지난달 30일까지 4%대를 기록하던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이달 들어 3%대로 떨어졌다. 6개월물 금리가 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9월 말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코픽스 신규취급액·은행채 6개월물)는 연 4.53~7.038%를 기록했다. 보름 전 금리 수준과 비교하면 상단이 연 7.207%에서 0.169%p 하락했고, 하단은 연 4.68%에서 0.15%p 떨어졌다.

11월 중순까지 가파르게 오르던 은행채 금리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이 된다. 10월 중순 미 국채금리 10년물은 16년 만에 최고 수준인 5%를 찍은 후 현재 4%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금리를 낮춰 소비, 투자 등을 촉진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바클리(Barclays), ING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연준이 내년 4~6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선 내년 3월 연준이 기준금리 0.25%p 인하에 나설 확률을 약 70%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애틀랜타 스펠만대 연설)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분위기가 한층 강화됐다"며 "경기 흐름만 보면 연준이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물가가 안정화되지 않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채금리 전구간이 기준금리 이하로 낮아지는 올해 상반기와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금리 하락은 단기간 급격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기준금리 동결 기간이 적어도 반년 이상 이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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