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조직개편 초점은 '안정·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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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대우건설, '해외 사업 강화·내실다지기'
GS건설·DL이앤씨, 조직 쇄신···위기 대응 전략 눈길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공사를 진행 중인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업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연말 인사 시즌을 맞은 건설사들의 인사 및 조직개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에 이어 내년 건설경기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건설사들은 각자 경영 방침에 맞춰 위기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경영전략을 유지하며 내실강화와 경영 안정화에 방점을 찍는 건설사가 있는가하면, 분위기 쇄신을 위해 파격 인사와 대규모 조직개편, 수장 교체까지 단행하는 전략도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 1명, 상무 8명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직전 이뤄진 사장단 인사에서 오세철 사장이 유임된 가운데 이번 인사에서도 작년(부사장 3명‧상무 8명 승진)과 비교해 소폭 줄여 쇄신보단 안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 사장 취임 이후 해외 경쟁력을 강화해 온 삼성물산은 이번 승진자 명단에도 캐나다‧호주 등에서 경험을 쌓아온 도규 부사장 승진자, 중동지역 현장과 사업에 참여한 김희현, 여상식 상무 등이 포함된 만큼 내년도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건설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대우건설도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 사업을 보다 강화한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10일 공공지원단 신설과 해외사업단의 최고경영자(CEO) 직속 편제화를 골자로 한 정기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재 대우건설은 중앙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 발굴 및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중앙아시아 진출 전진기지가 될 투르크메니스탄지사를 수도인 아슈하바트에 개소한 바 있다.

아직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진 않았지만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안정적 경영 성과에 힘입어 내실 강화 및 경영 안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의 경우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석유화학단지 설비사업 '아미랄 프로젝트' 사업(약 6조5000억원 규모)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약 3조1000억원)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연속 수주 성과를 냈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3%, 59.7% 성장한 7조6202억원, 2455억원으로 도급순위 10위권 건설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했다. 이 같은 실적에 따라 3년차로 내년 임기만료를 앞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의 연임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워 올해 3분기까지 도시정비사업에서 건설사 중 유일하게 '4조 클럽' 입성에 성공한 포스코이앤씨 역시 경영 안정화와 내실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취임 이후 지난 4년 간 회사 실적을 끌어올린 한성희 대표의 공이 인정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한 대표 취임 첫 해인 2020년 포스코이앤씨의 옛 이름인 포스코건설은 영업이익 379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53.5% 성장한 뒤 2021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엽이익을 4409억원을 거둬들인 바 있다. 작년과 올해 건설경기 악화로 수익성이 줄었지만 틈새시장인 리모델링 사업에 주력하면서 도시정비사업에서 3년 연속 4조원 이상 수주고를 올렸다. 다만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CEO 및 임원 임기가 1년으로 제한돼 매년 재신임을 받는데 이미 4번이나 연임해 온 만큼 올해까지 연임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반면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발빠르게 대규모 조직개편과 파격인사에 나선 건설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위기에 몰리며 이미지 회복과 조직 쇄신에 나선 GS건설이다. GS건설은 예년보다 한 달 빠르게 지난 10월13일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일주일 뒤인 20일 오너 4세 허윤홍 사장을 최고경영자(CEO)에 선임했다.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17명의 신임 상무 선임과 함께 20여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을 교체하는 등 임원진 40%를 교체한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또 분리돼 있던 사업조직과 수행조직을 통합해 10개 본부로 재편했고, 기존 분양팀에서 담당했던 브랜드 관리업무를 별도로 전담하는 '브랜드마케팅팀', 기존 구조물 기술안전점검팀과 별개의 '건축구조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중대재해 이슈로 작년부터 고초를 겪은 DL이앤씨도 조직 쇄신을 꾀했다. 지난 9월 비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6년 차 이상 임원 등을 포함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다. 다만 아직 내년도 정기인사 및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그 규모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임기 만료를 앞둔 마창민 대표의 연임 여부에도 주목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사업장 내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마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 올해 사업 부진 여파로 수익성도 급감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0.9% 감소하면서 실적도 악화했다. 이에 따라 마 대표의 입지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연구원이나 기관에서 내년도 업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업계에서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위기 대응을 위해 변화 또는 안정 등 회사마다 경영 전략에 맞춰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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