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홍콩ELS' 은행 안팔아도 증권사 상품출시 '활발'
'핫이슈 홍콩ELS' 은행 안팔아도 증권사 상품출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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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질책에 꼬리 내린 은행
증권사, '수탁거부권·비대면거래'로 방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홍콩H지수(HSCEI)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박조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홍콩H지수(HSCEI)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두고 대표적 판매사인 은행권과 발행사인 증권사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최근 홍콩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지난 2021년 초 은행권에서 판매한 관련 ELS 상품들의 만기가 도래하는데 절반 가량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해당 상품을 판매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을 상대로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ELS는 기초자산이 일정구간에 머물 경우 예금상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 2021년 당시 홍콩H지수는 1만~1만2000포인트를 오르내렸고, 은행권에서는 손실이 발생한 적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H지수가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하며 조기상환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급기야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구간(낙인, Knock In)까지 떨어졌다.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지수가 이대로 유지된다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신뢰와 권위의 상징인 은행 창구로 노후 자금을 갖고 찾아오는 소비자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며 "100% 소비자 피해 예방조치가 완료됐다는 언행을 쉽게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은행권이 ELS로 질타를 받는데도 상품을 설계·발행하는 증권사들은 여전히 홍콩H지수가 편입된 새로운 ELS 상품들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최근 30일간  KB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홍콩H지수와 S&P500, 유로스톡스50 등을 한데 묶은 ELS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홍콩H지수가 가장 저점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먼저 상픔을 찾아나서는 등 투자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은행과 달리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도 증권사가 ELS상품 판매를 계속할 수 있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파생상품연계펀드(DLF)나 라임·옵티머스 등 불완전판매에 대한 이슈로 인해 PB들이 고령의 고객에게는 '수탁거부권'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최근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과거대비 홍콩H지수 기반 ELS 발행액이 크게 줄어 큰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ELS 발행 규모가 과거 50조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5조원으로 크게 축소됐다"며 "지수형 ELS 가운데 H지수 비중이 지속 낮아져 7%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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