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가계대출⋯5대 은행 이달 보름 새 또 8천억원↑
잡히지 않는 가계대출⋯5대 은행 이달 보름 새 또 8천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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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1년10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3445억↑
'역전세'도 뇌관⋯전세금반환용 대출 1월보다 57%↑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이후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다시 뛰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5대 은행에서 거의 2년 만에 신용대출까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도 점차 늘어나면서 갈수록 가계부채 위험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1조6216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8096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로, 이 추세대로라면 9월 증가 폭이 8월(1조5912억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

대출 종류별로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는 주택담보대출이 보름 사이 6176억원(514조9997억원→515조6173억원) 불었다. 특히 신용대출은 3445억원(108조4171억원→108조7616억원) 늘었다. 만약 월말까지 증가세가 유지되면 2021년 11월(3059억원 증가)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처음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이 반등하게 된다.

5대 시중은행의 흐름으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9000억원, 6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 폭(6조9000억원)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인기도 여전하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4일 기준 50년 만기 상품의 대출 잔액은 3조9749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1조1739억원 더 늘었다.

다만, 현재 KB국민은행은 이달 1일부터 50년 만기 상품의 DSR 산정 과정에서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해 한도를 줄여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13일부터 같은 방향으로 기준을 바꿨고, 하나은행은 14일 오후 6시부터 보금자리론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50년에서 40년으로 줄여 사실상 50년 만기 상품을 없앴다.

특히,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앞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세 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 수준보다 낮은 '역전세'가 급증하면서, 모자란 보증금을 메우려는 집주인의 대출이 올해 하반기 이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잔존 전세 계약 가운데 역전세 위험 가구의 비중은 서울, 비수도권, 경기·인천 지역에서 각 48.3%, 50.9%, 56.5%에 이른다. 역전세 상태 주택의 현재 전셋값은 기존 보증금보다 평균 7000만원 정도 적었다. 그만큼 대출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역전세 상태 계약 가운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각 28.3%, 30.8%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전세보증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도 올해 1월 4717억원에서 8월 7255억원으로 54%나 불었다.

한은 역시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연초부터 이어진 주택 매매 확대, 하반기 아파트 입주·분양 예정 물량 증가, 임대인 보증금 반환 대출수요 등이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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