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노린다"···패션업계, 비효율 브랜드 '리빌딩' 속도
"선택과 집중 노린다"···패션업계, 비효율 브랜드 '리빌딩'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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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브랜드 종료·양도···온라인 채널 전략 선회·브랜드 재출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헤드의 쇼룸 빛의 코트 (사진=코오롱FnC)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패션업계가 비효율 브랜드 리빌딩(재구축·Rebuilding)에 나섰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체 패션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겠다는 일환이다. 

주요 패션기업은 브랜드 생산을 종료하거나 타 기업에게 브랜드를 양도하고 있다. 혹은 브랜드를 재출시하거나 온라인 채널로을 중심으로 유통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류 업종에 전반적인 타격이 큰 상황 속에서 수익성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일환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016년 남성복 엠비오와 핸드백 라베노바 브랜드 운영을 중단했다. 2018년에는 에잇세컨즈의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전체 철수를 단행했다. 이듬해인 2019년엔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빨질레리의 국내 라이선스 사업도 중단했다. 2020년에는 빈폴의 스포츠 사업을 정리하고, 액세서리는 온라인 전용으로 전환하는 등 브랜드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21년 5월에는 럭셔리 브랜드 콜롬보를 SG세계물산으로 양도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에 삼성물산 패션부문 러닝 전문 브랜드 브룩스러닝(BROO)을 종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브랜드 효율화를 통해 고성장하고 있는 온라인·라이프스타일 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디애퍼처·샌드사운드·코텔로 등 다양한 신규 브랜드 출시와 인큐베이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28일 자체 여성복 브랜드 보브와 지컷 관련 유무형 자산이 포함된 영업권 일체를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583억원에 양도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세계톰보이가 양수하는 보브와 지컷의 자산은 약 354억원으로 신세계톰보이 자산 816억원의 약 43.4%를 차지한다. 보브·지컷의 매출액은 약 630억원으로 신세계톰보이 반기 매출 541억원의 약 116.5%를 차지한다.

신세계톰보이는 스튜디오톰보이·보브·지컷 총 세 개의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다. 신세계톰보이는 보브·지컷·스튜디오톰보이의 콘셉트와 디자인 전략을 재정비하는 브랜드 리빌딩을 진행한다. 여성 캐주얼 브랜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성장성 높은 장르로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디지털 전문 브랜드 출시 등을 검토 중이다.

스튜디오톰보이는 올해 3월 글로벌1위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에 공식 브랜드관을 선보였다. 보브·지컷도 미국·유럽 등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번 통합은 사업의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기존에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톰보이에서 각각 진행하던 구매(소싱)과 생산기능을 하나로 통합해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지방 백화점의 경우 여성복 통합 스토어를 개점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브랜드 통합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신세계톰보이는 자체 패션 브랜드에 대한 집중 투자와 적극적인 신규 브랜드 개발로 케이(K)패션 사업의 성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에프(LF) 일꼬르소는 2017년부터 2030세대 중심의 브랜드로 새단장(리뉴얼)하며 온라인 채널로 유통 전략을 변경했다. 2020년에는 일꼬르소의 타깃 고객인 엠제트(MZ)세대가 즐겨 찾는 무신사에 입점하며 LF몰과 투트랙 유통 전략을 펼쳤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프엔씨(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은 스포츠 브랜드 헤드(HEAD)를 재출시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의 3차원(3D)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 CLO(클로)를 통해 상품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FnC는 럭키슈에뜨의 럭츄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젠지 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후반 출생)가 좋아할만한 신규 캐릭터 개발·합리적 가격대의 라인을 출시한 것이다. 이외에도 브랜드 24/7(이사칠)이 23 봄여름(SS)을 맞아 여성 신규 라인인 24/7 우먼을 출시했다.

한세엠케이(MK)는 지난해 7월 앤듀와 티비제이(TBJ)의 생산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없었으며 유망 브랜드군으로 소속 직원들을 재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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