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전략] 긴축 끝물에 커진 변동성···채권·엔테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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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수익·절세까지 1석2조 노린다면 '저축성 보험'
달러·금 매력 없고 주식 신중하게···'분산 투자' 필수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작과 동시에 풀린 유동성을 바탕으로 유례없는 상승장을 맛봤던 자산시장이 긴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시장 안에서도 '금리 정점론'과 '긴축 종료 시기상조' 전망이 혼재돼 있어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일수록 '하이리스크(고위험)-하이리턴(고수익)' 전략보단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자산가치 변동 대비 차원에서 분할 매수와 분산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올해 하반기엔 금리 향방을 명확히 예측하기 어렵더라도 내년부터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이후의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투자처를 고를 필요가 있다. 수익률 뿐 아니라 투자를 통해 불려놓은 자산을 지킬 수 있는 '절세' 방안도 최근 주목받는 전략으로 꼽힌다.

이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국내 5대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꼽은 올해 하반기 매력적인 투자처는 '채권'과 '저축성보험'이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엔화'도 들여다볼 만한 투자처로 꼽혔다. 반면, 1310원대를 훌쩍 넘어선 '달러'와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PB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채권투자 시대가 온다···엔화 매력도 당분간 'Up'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을 가정했을 때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는 단연 '채권'이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반대의 방향성을 지닌다. 금리 하락으로 보유한 채권의 가격이 상승하면 향후 채권을 매도할 때 자본차익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채권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안정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도 가능하다.

채권 중에서는 만기가 3~5년짜리인 중장기 채권이나 현재 연 4% 후반~5% 초중반대 금리를 주는 은행권 신종자본증권, 국채(한국·미국) 등의 인기가 높다. 모두 신용등급이 높고,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정섭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가격이 떨어졌는데, 이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가 떨어져 채권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채권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중장기 채권이나 지난해 금리 급등의 영향을 받은 할인채,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에서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을 들여다보면 좋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특히,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은 현재 연 4% 후반~5% 초중반에 형성돼 있는데, 이 금리를 5~7년간 확정적으로 준다는 것은 금리 하락 진입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 부센터장은 "한국 금리가 3.5%고 미국 금리는 5.00~5.25%니까 미국 국채도 투자해볼만 하다"면서 "다만, 미국 국채는 달러를 환전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라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환차익 측면에서 손실이 날 수 있다. 기존에 달러를 보유했다면 미국 국채를 사도 괜찮은데, 원화를 굳이 달러로 환전하면서까지 미국 국채를 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9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엔화 투자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PB들은 포트폴리오 구성, 환차익 비과세 측면에서 엔화도 추천할 만한 투자처로 제시했다.

안비호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일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별로 없다 보니 계속 완화정책을 유지하면서 약세 유지가 되고 있다"며 "현재 매력적인 수준까지 엔화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제법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축성 보험'으로 절세까지 '1석2조'···채권투자는 시점 중요

최근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절세 혜택까지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비과세 상품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이 연금보험 등 '저축성 보험'이다. 저축성 보험은 가입 후 10년간 유지할 경우 원금 1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만기 시 이자를 분산해 받을 수 있는 구조인 만큼 과세이연을 통해 절세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특히,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이 높은 고소득자나 전문직, 고액 자산가들의 수요가 높다고 PB들은 입을 모은다.

신정섭 팀장은 "최근 저축성 보험들 중 5년간 확정금리로 3.7~3.8% 정도 주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4~5%대 신종자본증권이나 정기예금보다는 금리가 낮지만 세금 측면에서 굉장히 유익하게 활용되는 상품이라 인기가 많다"며 "신종자본증권, 정기예금 등은 만기 때 이자를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세금폭탄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저축성 보험은 이자를 5년, 10년간 분산해서 받으면 절세 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금리 하락기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 '채권'의 경우 투자 시점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채권 매매차익에 대해선 비과세가 적용되는데,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는 오는 2025년 1월부터는 채권 매매차익도 과세가 된다. 이에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예컨대 기존에 발행됐다가 가격이 떨어진 할인채 등에 대한 투자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팀장은 "채권의 매매차익은 내년까지 과세되지 않는 것으로 유예됐기 때문에 그 때까지 매매차익을 노릴 수 있는 채권을 매입하길 추천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 부센터장, 신정섭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 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팀장, 이혜진 우리은행 TC프리미엄청담센터 부지점장, 안비호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사진=각 사)

◇'달러·금' 투자 신중해야···주식은 의견 엇갈려

매력적인 투자처가 있다면 반대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력도가 감소한 곳도 있다. 그중에서도 5대 은행 PB들이 꼽은 신중해야 할 투자처는 달러와 금이다. 통상 달러와 금은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긴 하나, '양대 안전자산'으로 불릴 정도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수록 선호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다만 지금 상황에선 추가 상승여력을 기대하기 힘든 만큼, 투자에 앞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은행 PB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안비호 WM전문위원은 "달러나 금은 경기침체가 올 경우 가격이 올라가는 안전자산이지만, 현재 가격 자체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높은 수준"이라며 "'경기 침체가 올 것이고, 무조건 가격이 오를 거야'라고 낙관하기보다는 이미 그런 부분이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김지영 팀장은 "달러는 최근 1300원 아래를 형성하는 시기가 종종 있기 때문에 포트를 조금 더 높이고 있다"면서도 "금의 경우엔 이자율을 주지 않아 미국의 금리가 오를 때 (가격이) 내려가는데, 그동안 빠르게 많이 올랐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여력을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PB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주식 투자에 보수적인 접근을 권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경기 바닥 탈출을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 시각이 공존한다.

신정섭 팀장은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식 전망이 좋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문제는 경기 침체"라며 "3고 현상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내년 초까지도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이런 경기 침체가 주가를 떨어뜨리는 하방 요인이 될 수 있고, 금리 하락이라는 상방요인이 겹치면서 하반기 주식 시장은 전반적으로 횡보장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혜진 우리은행 TC프리미엄청담센터 부지점장은 "주가는 실물경기보다 6개월 이상 선행해 왔는데, 현재 채권시장보다는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 투자기회가 여전히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하반기 주식시장은 내년의 금리 정상화와 경기 바닥 탈출을 기대하며 움직일 가능성 높고, 국내에선 AI 관련 종목 위주의 큰 폭의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분산투자' 필수···보유한 현금은 파킹통장·정기예금 활용

투자처 중 옥석을 가려냈다면, 그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다. 아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보니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분할 매수는 물론, 분산 투자 전략을 권했다. 위축된 자세보다는 긍정적인 기회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되, 분산을 통해 자산가치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안비호 WM전문위원은 "어떤 자산이든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혼재한다"며 "투자 자산에 비중을 둘 때는 여유자금 기준으로 운용하는 것이 좋고, 한쪽 의견에 대해서만 맹신해서 집중 투자하기 보다는 꼭 분산을 통해 가치 변동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투자 전략에 대해 '턴어라운드가 가져올 새로운 기회'라고 요약한 이혜진 부지점장은 "경기는 부진하지만 주식시장은 좋은 흐름을 보여줬기에 기존에 주식을 들고 있다면 목표했던 수익률을 초과했을 때 현금화하는 것이 좋다"면서 "현재 현금을 들고 있다면 주식시장이 단기 과열 국면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니 조정이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눈여겨봤던 투자처에 언제든 들어갈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현금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나왔다. 투자를 위한 예비자금은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금리가 비교적 높은 파킹통장이나 단기 정기예금을 활용하면 좋다.

신정섭 팀장은 "예비자금은 은행에서 금리가 3% 초반 정도로 나오는 파킹통장이나 1개월 또는 3개월까지 예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정성진 부센터장도 "투자로 접근하기보다는 다른 투자를 위해 머무는 곳으로 정기예금을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김지영 팀장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투심이 회복되는 구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에는 예금이나 채권, 아니면 안전 통화로 자산을 분산했다면 하반기엔 50% 이내 수준에서 주식이나 위험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현금의 경우 30~50%까지 언제든지 캐시아웃을 할 수 있는 유동자산에 두는 게 좋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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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무 2023-06-30 14:52:00
대도 안한 소리 좀 하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