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비중 느는데···역전세 '경고등' 켜진 시장 어쩌나 
전세 비중 느는데···역전세 '경고등' 켜진 시장 어쩌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급감한 서울 아파트‧빌라 전세 비율 60%대 회복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 우려도 커져···대책 마련해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빌라촌 전경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빌라촌 전경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작년 말부터 임대차 시장을 뒤덮은 깡통전세‧사기 피해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및 빌라(다세대·연립주택)의 전세 비중이 늘고 있다. 다만, 최근 전셋값 하락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가격 고점이었던 2021~2022년 초의 전세의 재계약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만큼 역전세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5월10일 기준) 가운데 전세 거래 비율은 61.6%다. 이는 2021년 11월(61.6%)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대다. 10일 현재 기준 신고된 4월 서울 아파트 전세 비율은 62.4%로 3월보다 더 높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빌라왕 전세 사기 여파에 따라 절반 이하로 주저앉았던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의 전세 비율도 올해 들어 △1월 50.3% △2월 52.8% △3월 55.8%로 상승했다. 현재까지 신고된 4월 전세 비중은 59.2%에 달한다.

이처럼 전세거래가 늘어나게 된 것은 3월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최저 연 3%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재계약 또는 신규 계약 시 전세 보증금 부담도 줄어들었다. 실제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 중 2년 전보다 전세 최고가격이 낮아진 하락 거래는 전체의 62%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하락 거래는 수도권 66%, 지방 57%로 수도권의 비중이 높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금리 상승과 전세 사기 이슈 등으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 됐는데 최근 금리 이슈가 줄고 전셋값도 조정돼 전세 수요가 높아졌다"면서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와 월세 비중이 서로 힘겨루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처럼 전세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전셋값 하락과 입주 물량 증가로 인한 역전세 경고음도 커지면서 우려가 나온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된다"며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강남을 비롯한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지금과 같은 전셋값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역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 지연에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은 물론 소송, 대출이자 등 비용 부담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전셋값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격 고점이었던 2021년~2022년 초까지 계약한 임차인들의 전세 만료 시점이 속속 도래하면서 역전세 이슈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전세시장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 자료를 통해 "임차‧임대인과 정부 모두 역전세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임차인, 임대인은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월세 비율 증가 등 위험을 줄여야 하고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본금 확충 방안 모색과 함께 미시적 정보제공, 보증제도 개선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가율 하락이나 보증사고 위험성이 낮은 아파트 전세 경우 일부 회복됐고 가격 하락 폭도 축소됐지만 역전세‧전세 사기에 취약한 빌라‧오피스텔 전세시장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수요 심리 위축으로 거래 자체가 없다 보니 가격에 반영이 안 되는 실정"이라면서 "전세 사기 특별법을 비롯한 제도 개선을 통해 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불신을 잠재우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