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매각' 씨티은행, 희망퇴직 통해 매각 속도낼까
'소매금융 매각' 씨티은행, 희망퇴직 통해 매각 속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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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이사회 개최 예정···매각방식·희망퇴직 안건 논의
(사진=한국씨티은행)
(사진=한국씨티은행)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이달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의 실행 방식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희망퇴직 실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이달 중 국내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 철수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는 전체 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지 확정짓는 동시에 희망퇴직 추진 안건도 함께 올려 논의할 예정이다.

씨티은행이 희망퇴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앞서 인건비 부담을 줄여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정리하면 인수의향자들이 우려한 인건비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3500명이고, 이중 국내에서 철수하는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은 2500명이다. 소비자금융사업부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 46.5세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근속연수가 길다보니 평균 연봉도 1억1200만원으로 많은 편인 데다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어 매각 작업에 걸림돌 중 하나다.

문제는 희망퇴직자에 대한 위로금 조건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2014년 이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직원들은 위로금 조건이 2014년 보다 좋아야 할 뿐만 아니라 2014년을 기준으로 7년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씨티은행 측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 희망퇴직을 시행했던 2014년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3~5년)치 급여에 해당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주요 시중은행이 통상 24~36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고려하면 은행권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당시 65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뒤 짐을 쌌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아직까지 희망퇴직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구전략이 구체화되면 희망퇴직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매각을 위해 위로금 조건을 맞춰 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은행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슬림화 작업이 없이는 매각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씨티은행으로서는 매각을 진행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인력감축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씨티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건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 원하는 조건을 맞춰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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