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엇갈린 은행권···시중은행 '웃고' 외국계 은행 '울고'
상반기 실적 엇갈린 은행권···시중은행 '웃고' 외국계 은행 '울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씨티銀, 상반기 순익 801억원···전년比 11%↓
'이자이익 12조6000억원' 4대 은행과 상반된 모습
외국계 은행, 순이자마진 하락 등 여파로 부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국내 4대 시중은행과 달리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반면 외국계 은행은 역성장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900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2분기 총수익도 276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1.6%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또한 전분기보다 0.67%p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0.56%로 전년 동기보다 0.15%p 떨어졌다.

SC제일은행 상반기 실적도 소폭 개선됐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28억원) 증가한 184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389억원으로 전년 동기(2365억원)보다 1%(24억원)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1%p, 0.03%p 개선된 0.23%, 0.11%를 기록했다.

이들의 수익성 지표도 그닥 좋지 않다. 씨티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과 총자본이익률(ROE)은 각각 0.32%, 2.54%로 전년 동기 대비 0.01%p, 0.37%p 떨어졌다. SC제일은행도 상반기 총자산순이익률(ROA) 0.4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p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7.69%로 0.33%p 줄었다. 

이와 반대로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들은 역대급 실적을 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12조6000억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9.5% 증가했다. 은행권이 역대급 호실적을 낸 데는 유례없던 '저금리' 속에 '예대마진(대출-예금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은행들의 부진 원인은 순이자마진(NIM)의 영향이 크다. 시중은행과 달리 외국계 은행의 수익원은 대출보다 NIM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계은행 모두 올 상반기 하락세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의 NIM은 올 상반기 1.18%로 전년 대비 0.07%p 하락했으며,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1.89%로 전년 대비 0.29%p 감소했다.

문제는 향후에도 외국계 은행들이 부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끌어모아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반면, 외국계은행들은 움직임이 다소 미흡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에 AI(인공지능)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구상 중이며,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대환대출(대출갈아타기) 플랫폼 등을 통해 디지털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자산관리를 마이데이터 사업을 기점으로 디지털화하고 대중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외국계은행은 비대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신사업의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디지털 금융을 강화하면서도 기업금융과 자산관리에서 오프라인 채널의 역할을 강조해 오고 있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점을 폐쇄하는 등 소매금융을 줄이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보다 외국계 은행들은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 분야에서 추진 속도가 느린 편"이라며 "디지털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수익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