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규제에 '주주환원' 꺼내든 KB금융···주가는 웃었다
배당규제에 '주주환원' 꺼내든 KB금융···주가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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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KB금융지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KB금융지주가 배당 규모를 7년 전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음에도 주가는 오히려 급등했다. 배당 규모는 줄였지만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강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5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KB금융지주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5.47% 상승한 4만435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KB금융지주를 각각 285억원, 332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다. 

전일 KB금융지주는 2020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440원(19.9%) 줄인 1770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2019년 26%를 기록했던 KB금융지주의 배당성향도 20%로 대폭 하락했다.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대비해 자산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단, KB금융은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권고가 오는 6월 말까지인 만큼 하반기 중간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등의 주주가치 환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금을 줄이긴 했지만 주주가치제고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이환주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은 2020년 연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금융당국 취지에 공감하는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20%로 결의했다"면서도 "당국의 자본관리 권고안이 올해 6월 말까지인 만큼 경제가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가서 하반기부터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된다면 적극적인 자본정책으로 주주환원을 빠르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중간배당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해서 적정시기에 실시할 수 있다"며 "배당성향도 이번 결정이 일시적 조치인 만큼 기존의 프로그레시브한(확대) KB 배당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KB금융지주의 급등세는 주주가치제고 의지에 대한 주식시장의 화답으로 풀이된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신한지주의 주가가 이날 1.44% 상승에 그친 것과 비교해도 KB금융지주는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KB금융지주에 대해 동반 매수에 나섰지만, 신한지주의 경우 외국인은 171억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 매력으로 꼽혀온 은행주의 경우 최근 금융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하면서 주가상승이 제한적이었다"며 "KB금융처럼 감독당국의 권고를 수용하면서도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경우 오히려 주식시장에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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