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본 확충 '도미노'···"성장잠재력·재무건전성 제고"
증권사, 자본 확충 '도미노'···"성장잠재력·재무건전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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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등을 통한 막바지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관련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실적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총 217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배정증자 방식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주주배정증자 방식의 보통주 발행,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한다.

우선 제3자배정방식으로 1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한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의결권은 없지만 약속한 시기가 되면 발행회사에서 상환을 받거나, 발행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의미한다.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는 유동화전문회사인 점프업제일차가 인수한다. 이와 함께 주주배정 방식으로 1175억 원 규모의 보통주 발행도 병행한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하이투자증권은 1조원 대 증권사 대열에 진입하게 된다. 또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차입구조 안정성 제고와 자본 확충 효과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를 통해 회사의 장기 신용등급이 한 단계 상향될 것으로 기대되며, 기존 핵심사업 및 신규 사업 영역 확장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대형 투자은행(IB)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과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최근 자기자본 확대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금리는 4.80%으로 30년 만기에 10년 콜옵션이 붙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채권이다. 채권 발행으로 조달되는 차입금은 대개 부채로 회계처리 되지만 신종자본증권은 일정 수준 이상 자본안정성 요건을 충족하면 자본으로 인정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재무건전성 개선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강화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 순자본비율(NCR)비율은 10%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증권은 지난 10월 재무건전성 제고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1035억9997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올 한해 동안 이베스트투자증권, DS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를 늘렸다.

이처럼 증권업계가 자본확충에 나서는 것은 시장 의존적인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구조를 줄이고, 자기매매, IB업무(IPO나 채권인수, 인수합병(M&A) 자문) 등을 강화하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의 수익구조에서 위탁매매가 약 7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40% 정도로 줄어든 상태"라며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IB나 자기자본 매매의 비중을 높이는 등 사업분야를 다양화 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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