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수익지상주의에 보안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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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직원들은 '노터치'...경비-보안인력 85%가 비정규직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보안'이 생명이라는 공항, 그런데 일반인들에겐 까다롭기만 한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직원들이 면세품 빼돌리기는 일이 발생했다. 검색장비도 보안망도 직원들에겐 무용지물이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공항 보안출입구에서 내부직원들을 용역업체 검색요원인 김 모씨(검색조장)가 관광차 출국길에 오른 이 회사 사장 부인 안모 씨의 심부름으로 면세품을 공항 밖으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지난 8월 초의 일이다. 김씨가 면세점 비닐백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찍혀 결국 들통이 났다. 명백한 면세품 무단 반출이지만 아무런 검색도 받지 않고 심사대를 빠져 나온 것.

이 뿐이 아니다.
지난 3월부터 액체류를 가지고 비행기에 탈 수 없게 되면서, 인천공항에는 압수된 양주와 화장품 등이 출국장마다 가득 쌓여 있다. 그런데, 신 모씨 등 공항직원 8명이 이 압수품들을 수 차례 걸쳐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소속의 검색요원들은 눈을 감아줬다. 용역업체직원들에겐 이들의 비행을 저지할 힘이 없었다.

왜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작용했다. 이익지상주의의 예견된 결과다.
인천공항에서 보안 검색과 경비 임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은 12개 업체 소속의 2천4백여 명에 달한다. 항공 안전보안을 위한 핵심업무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부분 용역업체 비정규직(85%)에게 맡기고 있다. 이들 중에는 월85만원 받고 일하는 직원도 있다고 한다. 보안이나 경비 담당자들의 복지수준이 이렇다 보니, 책임감을 가지고 원칙대로 일을 할 수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 수익에 목을 매다가, 한국을 대표하는 인천공항의 보안이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는 형국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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