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성' 은행의 '오토론' 공세···캐피탈업계 "뭘 먹고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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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5년간 3.8배 성장···캐피탈사 실적 감소세 전환
김성원 "은행 '골목상권 점령'…2금융 거래자 위험 증대"

[서울파이낸스 손지혜 기자]시중은행들의 자동차 금융시장 진출로 자동차 금융 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했던 캐피탈사들의 먹거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의 '최근 5년간 자동차대출 취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시중은행이 5년 동안 판매한 자동차담보대출(오토론) 규모가 지난 8월 기준 2조원 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3년에 비해 무려 3.8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경계가 점점 무너지고 있는 추세이고 무엇보다도 저금리에 대한 고객 수요로 자동차담보대출 규모가 증가했다"며 "상품성이 개선되면서 신한은행을 필두로 KB와 우리은행까지도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의 자동차 대출은 서울보증보험 보증을 통해 담보물 위험이 크게 줄어 은행권의 공격적 영업이 가능해졌다. 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내면 대출자가 대출을 갚지 않을 경우 서울보증보험에서 대신 갚아주기 때문이다.

반면 그간 자동차담보대출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캐피탈사의 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세에 그쳤다. 특히 올해 6월말까지 대출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 힌때 90% 이상을 차지했던 캐피탈사의 자동차담보대출 점유율도 86.5%까지 낮아진 상태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2금융이나 캐피탈사보다 자금 조달비용이 낮다보니 대출금리가 저렴한데다 기간이 길고 마케팅 비용도 커 타개책을 아무리 찾아보려 해도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앞서 김성원(자유한국당) 의원도 국정감사에서 은행권의 자동차 금융시장 진출을 '대기업의 골목상권 점령'에 빗대어 비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해외로 진출을 하는 등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기존의 캐피탈사와 저축은행들의 권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며 "2금융권에서 거래하는 사람들이 결국 리스크를 안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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