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밸류업 기대감에···금융지주 주가, 최고가 릴레이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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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4월 꺾였다 5월 들어 회복세···시총도 '껑충'
KB금융, 8만원대로 역대 최고가···시총 10위 안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 취임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면서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지주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뛰면서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한 금융지주도 등장하는 등 당분간 금융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아진 여파로 하락세를 기록하던 금융지주 주가가 이달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6일 기준 KRX은행 지수는 843.73으로 지난달 30일(812.21)보다 3.9% 상승했다. 지난달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17일(719.37)과 비교하면 한 달 새 17.3% 올랐다.

주가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 주가는 지난 16일 전일 대비 1.76%(1400원) 오른 8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종가가 8만1600원으로 상장 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14일 7만원대 후반으로 소폭 떨어졌으나 다시 8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말일자 종가(7만5600원)와 비교하면 이달 들어 주가가 최대 7.9% 상승했다.

KB금융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찍으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도 껑충 뛰었다. 올해 초 10위권 후반대였던 KB금융은 이날 기준 상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주로 불리는 네이버(11위)와 삼성SDI(12위), LG화학(13위), 삼성물산(14위) 등보다 높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이달 들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총 15위에 이름을 올린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밸류업 기대감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3월 최고 5만1500원까지 올랐다가 4월 4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는데, 최근 4만원 후반으로 오르면서 5만원대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6일 기준 신한금융 종가는 4만815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37%(650원) 상승 마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월 역대 최고치인 6만4600원(13일 종가 기준)을 기록한 후 4월 5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다시 6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13일엔 장중 최고 6만5300원을 기록했으며 16일에는 전거래일 대비 3.58%(2200원) 오른 6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위권에 머무르던 하나금융 시총도 19위로 올라섰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3월 최고 1만5290원(21일 종가)을 기록했다가 4월 최저 1만3170원(17일 종가)까지 내려간 후 현재 1만4000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지난 16일 종가는 1만4640원으로 이는 전거래일보다 1.39%(200원) 오른 수치다. 우리금융의 시총은 코스피 상위 39위다.

은행주뿐만 아니라 보험주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KRX보험 지수는 2088.81로 지난달 최저 수준인 17일(1704.46)보다 22.5%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메리츠금융지주가 지난달 7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16일 8만1400원으로, 약 한 달 만에 8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3월 10만원대를 형성하던 삼성생명의 경우 4월 7만원대로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으나 현재는 9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금융주 강세는 정부 주도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되살아난 영향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기업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주가가 장부가보다 낮은 저(低)PBR 기업에 대해 세제지원 등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혔다. 이후 2~3월 대표 저PBR주인 금융주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밸류업 가이드라인에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담기지 않는 등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면서 금융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가이드라인을 보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강제성 없이 기업 자율에 맡기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

'알맹이' 없는 프로그램이란 비판이 커진 가운데 정부가 이달 다시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불씨는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발표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에서 기대하는 강도 높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금융주에 대한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밸류업 혜택에 호응,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하면서 주가 상승세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은 지난달 금융사 최초로 '배당총액 기준 분기균등배당'을 도입, 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향후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만큼 국내 은행주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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