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혐한 극에 치닫는데…韓, 칭타오·샤오미 판매량 증가
中, 혐한 극에 치닫는데…韓, 칭타오·샤오미 판매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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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게시된 사진. 중국 허난성 신정시 완지아 도매시장 앞에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등이 중장비로 짓밟히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중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이 노골화되면서 혐한(嫌韓, 한국을 혐오하는) 감정이 극에 치닫고 있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가 판매하고 있는 중국 제품 판매 추이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칭타오(맥주)와 고량주(바이주), 샤오미(xiaomi)의 제품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한 대형마트의 칭타오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고량주는 230% 증가했다. 해당 업체는 맥주 전용 컵이나 할인 판매 등의 행사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의 판매량도 늘었다. 샤오미를 판매하고 있는 한 온라인쇼핑몰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샤오미 제품 판매량이 전년 대비 6% 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가시화된 전주와 비교했을 때는 25% 급증했다. 주로 컴퓨터 주변기기나 주방가전, 스피커 등의 음향기기, 선풍기 등이 해당됐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혐한 감정이 확산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중 감정을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 상품의 판매량이 오히려 늘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은 많지만 중국을 대표하는 제품은 거의 없다"면서 "불매운동을 하려고 해도 국내 유통업계에 중국산 제품들이 너무 광범위한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혐한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수백 상자를 쌓아놓고 중장비를 동원해 짓뭉개는 사진이 게재됐다. 또 한국 차량의 뒷 유리를 파손한 사진도 올라왔다. 이와 함께 "롯데는 중국에서 떠나라", "사드배치 반대 한국 상품 보이콧" 등의 피켓시위 사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닝 지역의 한국 화장품 매장 앞에서 난동 시위를 벌이는 영상도 공개됐다. 한 중국인 남성은 잔뜩 화가 난 채 화장품 매장을 찾은 손님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한국인은 다 꺼져라"고 소리를 질렀다. 주변에 있던 다른 중국인들은 이를 말리지 않고 동조하며 "맞아, 사라져라"를 외쳤다.

한국 상품 불매 리스트도 온라인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스윙칩, 초코송이, 고래밥, 자이리톨 등의 오리온 제품 이름이 적혀있다.

소비자의 혐한 감정에 응답하듯 중국 내 유통기업들은 한국 상품 철수 인증샷을 공유하고 있다.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는 베이징 내 전 매장에서 서울우유 제품을 철수시켰고 중국 네이멍구의 자치구 유통기업 빅토리그룹도 한국 제품을 진열대에서 치우는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애경산업의 치약 등 생활용품이 담겨져 있었다.

중국의 유명 제과기업 웨이룽은 장쑤성 옌청의 롯데마트 매장에 텅빈 판매대 사진을 찍어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현재 롯데마트 옌청점에서 물건을 뺐고, 다른 전국 롯데마트에서도 순차적으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에는 "향후에도 롯데에 납품하지 않겠다"고도 덧붙였다.

중국 해커들도 지난 4일 웨이보에 동영상을 올리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들은 "한국과 롯데에 전쟁을 선포한다"며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했다. 실제로 롯데그룹 중문 홈페이지는 지난달 28일부터 마비됐고 롯데인터넷면세점은 지난 2일 홈페이지가 마비돼 접속이 차단됐었다.

문제는 이러한 행동들이 중국 내에서는 '애국'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있고, 중국 당국은 이런 군중심리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여기에 중국 일부 누리꾼들이 찍어올린 '한국 보이콧' 인증샷들은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국내 생활용품 기업은 중국 현지 매장은 계속 운영하지만 생산공장의 가동을 세웠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직원들의 출근을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임원들은 롯데마트가 영업정지를 당한 것처럼 중국 당국이 불시에 소방위생점검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중국 내 혐한 감정이 확산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고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쑤저우 내 성당은 한인 교민들을 위한 평일 미사도 중단하고 가급적 외출을 삼가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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